'경제 vs 보전' 전남 곳곳 개발 갈등

2023-06-07 10:50:01 게재

여수와 구례 골프장 추진

구례 산림훼손 경찰 수사

전남 곳곳에서 개발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개발 논리와 환경 파괴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갈등이 심각한 곳은 전남 구례와 여수다.

7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지리산 자락인 구례군 산동면 관사리 일대 150만㎡ 부지에 27홀 규모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구례군과 사업자는 지난 3월 골프장 건설에 따른 업무협약을 맺었다.

당시 김순호 구례군수는 "골프장이 지리산정원과 구례수목원 등 인근 관광자원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산동면 기관단체장협의회도 지난 4월 골프장 건설을 환영했다. 골프장 건설에 따른 사업자 지정이나 실시계획 인가신청은 아직 없는 상태다. 앞서 사업자는 지난 2~3월 골프장 건설 예정지에 수확 벌채 허가(21ha)를 냈다. 수십 년 된 소나무 등 1만 그루가 베어지자 마을주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반발했다. 사포마을 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비대위와 환경단체 등은 최근 대규모 산림 벌채와 골프장 추진 의혹을 조사해 달라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이 감사 착수를 판단하는 예비 감사를 진행 중이다. 벌채 과정에서 불법 행위도 일부 확인됐다. 구례군은 지난 1일 삼림 훼손과 무단 형질변경 등을 확인하고 구례경찰서에 사건을 이관했다. 구례군 관계자는 "모두 3차례 벌채 허가가 났는데 3차 허가가 나기 전에 벌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에 사업자는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해양 관광지 여수에선 돌산 무슬목 개발을 놓고 갈등 중이다.

전남도와 여수시, 중견건설업체인 모아그룹은 지난 4월 무슬목 일원 141만5000㎡ 부지에 7010억원을 들여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투자협약을 맺었다. 모아그룹은 이곳에 200실 규모 5성급 호텔과 890실 숙박시설, 2000석 규모 컨벤션센터, 18홀 규모 골프장 등을 만들 계획이다.

개발소식이 알려지자 여수YMCA 등이 참여한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반발했다. 연대회의는 최근 성명을 통해 투자협약 철회를 요구했다. 연대회의 관계자는 "돌산은 난개발로 인한 환경문제와 교통문제가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면서 "천연기념물 월동지를 어떤 행정절차와 허가를 통해 물을 빼고 토사를 메웠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남도는 이런 반발과 상관없이 사업추진을 강행할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모아그룹이 관광단지 신청계획을 제출하면 검토 후 문제가 없으면 지정할 계획"이라며 "찬성하는 쪽도 많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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