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전쟁 해결 방법은 무기지원 중단"

2023-06-14 10:33:24 게재

"서방장비 최대 30% 파괴"

"러 대비 병력 10배 잃어"

서방의 지원을 등에 업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진행 중인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서방의 무기지원을 중단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전쟁 담당 기자 등과의 간담회에서 "정말 협상을 원한다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무기지원 중단 시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이른바 대반격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4일 반격 작전을 시작했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며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서방이 제공한 장비의 25~30%를 손실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전차 160대를 손실한 반면, 러시아는 54대만 손실했고 이들 중 일부는 수리가 가능한 정도의 손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병력 손실 역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10배에 달한다고 그는 주장하면서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손실은 재앙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개 방면으로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어느 곳에서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반격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반격 잠재력에 달려 있다. 우리는 여러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접경 러시아 서남부 본토에 대한 공격 가능성에 대해 "만약 공격이 계속된다면 공격이 본토에 도달하지 않도록 우크라이나 내에 '예방구역(sanitary zone)'을 설치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본토 공격과 관련해 제기된 계엄령 선포 주장에 대해선 "어떤 문제는 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처럼 계엄령을 선포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병력 확보 상황에 대해서도 "현재 병력 상황은 계약병 모병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징집병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갈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추가 동원령 가능성에 대해서는 "누군가는 100만, 200만 병력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목표가 무엇이냐에 달렸다. 키이우로 다시 가야 하나"면서 "현재로선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영국과 미국 등이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 제공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 "선제적으로 행동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우리도 이들 탄약을 갖고 있고, 필요한 경우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만약 서방의 지원을 입은 우크라이나 군이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러시아 역시 맞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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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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