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 연체 1년새 2배↑… 부동산PF 부실 커지면 위험

2023-06-23 11:11:04 게재

올해 들어 3개월 만에 6889억원 증가

PF 영향 제한적, 부실채권 3조 넘어

할부금융·리스 영업을 하는 캐피탈 업계 전체의 연체율이 1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PF 부실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개인신용대출과 할부금융, 리스에서 전체적으로 연체가 크게 늘고 있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건전성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업평가에서 분석한 할부·리스업권 전체 1분기 연체율은 1.6%로 전년 같은 기간 0.8%와 비교해 2배 늘었다. 1개월 이상 연체규모는 2조512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말 1조8234억원에서 3개월 만에 6889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3월에서 12월까지 6000억원 가량 늘었는데,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연체기간이 3개월을 넘어가서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1분기 기준 3조154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995억원) 대비 50.2%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로 전년 동기 대비 0.7%p 상승했다.

캐피탈 업계의 전체 대출채권 규모는 97조6994억원으로 이 중 리스자산과 할부금융자산이 각각 33조5886억원, 25조118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PF 대출과 개인신용대출은 각각 21조6736억원, 12조9934억원 가량된다.

금융당국은 대출 채권에서 전체적으로 연체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할부금융과 리스 연체율은 1% 미만이지만 대출채권 중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전체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개인신용대출 연체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부실 우려가 큰 부동산PF 대출의 영향은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캐피탈사들은 부동산PF 중에서도 위험이 큰 브릿지론 비중이 높지만 대다수 사업장이 이자를 내고 있어서 실제 연체로 이어지는 규모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대형 캐피탈사 관계자는 "부동산PF에 대한 우려가 크고, 부동산PF 비중이 높은 일부 중소캐피탈사들은 다소 연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연체율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PF 사업장의 경우 연체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사업성을 평가해 통해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될 수 있다. 사업장은 '양호·보통·악화우려'로 평가되는데 '악화우려'인 사업장은 고정이하여신에 해당된다. 현재 500여개 부동산 PF사업장이 '보통·악화우려'로 금융당국의 집중 모니터링 대상이 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기 침체 상황이 이어지면 사업성 평가가 악화되는 부동산PF 사업장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캐피탈 업계 충당금 비율 109.6% … 17.4%p 하락" 으로 이어짐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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