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특화산업에 이야기를 더하다
중구, 도심산업 홍보전시 공간 마련
"소상공인·주민생활권 상생효과 기대"
조선시대에는 활자를 주조하고 책을 찍어내는 업무를 담당했던 주자소를 비롯해 여러 관아가 자리하고 있던 곳에서 발달한 '도심산업'이다. 현재는 첨단 업무빌딩과 시장 상가가 발달돼 있다.
12일 서울 중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끌었던 을지로 일대가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구에서 도심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널리 알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 주민과 시민들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도심산업 기반으로 마련한 '공간 을'이다.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을 딴 을지로는 과거의 흔적과 오늘날 변화가 공존한다. 한때 '못 만드는 것이 없는 곳'으로 불렸던 특화거리는 대한민국 재건 선두에 섰던 산업역군 집적지로 꼽힌다. 도심산업이 유지·발전될 수 있도록 다양한 개발·관리계획이 수립돼 있기도 하다.
지난 5일 문을 연 '공간 을'은 청계천과 맞닿은 대림상가 동편에 만들어진 공중보행로에 자리잡고 있다. 도심산업을 홍보 전시 체험할 수 있도록 복합적으로 꾸민 공간이다. 전문가들은 패션봉제 인쇄출판 등 각 산업을 예술과 접목했고 신당동 회현동 등 인근 주민들은 동주민센터에서 배운 내용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공간 을에 내걸었다.
한켠에 자리잡은 스튜디오에서는 실제 을지로 일대에서 생산한 제품과 이를 예술로 표현한 작가들 작품을 실시간 선보이고 판매할 수 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을지로는 도심산업 집적지이자 요즘 '뜨는 동네'의 중심이며 앞으로 더욱 새롭게 발전해 나갈 곳"이라며 "최근 입주한 주민까지 더해 더욱 활기찬 지역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구는 공간을 활용해 지역에 자리잡은 다양한 산업을 홍보하면서 업계에 활력을 주는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을지로 디자인 위크'에 참여한 작품을 일상적으로 선보이는 동시에 시각 예술작품 전시, 독립출판 교육을 통해 탄생한 작품 전시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시 주제와 관련된 산업체험, 을지로 일대 도보 관광 '을지 로망스' 등도 공간 을에서 담당할 역할이다.
그만큼 주민들 기대감도 크다. 박중현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은 "재개발도 좋지만 을지로 일대 도심산업은 소상공인은 물론 주민들 생활과 직결돼 있는 만큼 활성화가 곧 지역 미래와 연계돼 있다"며 "공간 을을 통해 소상공인과 주민 상생을 기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구는 공간 을을 활용한 홍보전시와 함께 산업 자체가 재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동대문 패션타운이 세계적인 시장으로 자리잡도록 '특정개발 진흥지구' 지정을 추진하는 게 우선이다. 서울시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지구 지정과 산업 활성화 계획을 위한 용역에 착수한 참이다. 이를 토대로 도심산업 디자인 특화거리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열악한 환경개선과 일감 연계, 주민들이 이끌어가는 도심산업 축제와 독립출판 전시회 등은 실질적으로 업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이다. 지난해 말 '을지로 디자인 위크'에서 진행했던 온라인 판매와 특별전시도 그 일환이다.
여기에 더해 온라인 판로 구축을 지원하기 위한 소상공인과 주민 대상 교육, 산업계 역량강화와 인재육성을 위한 교육 등도 이어갈 계획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을지로에 집적한 다양한 특화산업 활성화를 통해 도심산업 미래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며 "주민들과 함께 을지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