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부실대응이 재난원인 … 가용자원 총동원"
중대본 회의 "재난대응 기본원칙 지켜야"
사망·실종 54명 … 충청·남부 19일까지 비
장마철 폭우로 인한 사망·실종자가 50명을 넘어선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지금의 상황을 모두 엄중하게 인식하고 군·경을 포함한 가용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신속한 구조 및 피해지원을 독려했다.
순방일정을 마치고 이날 새벽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한 윤 대통령은 2시간여 후인 오전 8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집중호우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특히 구조가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장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부실대응이라며 관계기관을 질타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역을 보면 산사태 취약지역 등 위험 지역으로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사태를 키운 것으로 판단이 된다"며 "위험 지역에 대한 진입 통제와 또 위험 지역으로부터의 선제적 대피를 지난해부터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재난대응의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위험 지역에 있는 주민, 또 그 지역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하면 선제적으로 판단해서 빨리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 대피를 시켜야 되고, 위험한 지역으로의 진입은 교통 통제, 출입 통제 이런 것을 시켜서 위험 지역으로는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런 재난 대응의 인명 피해를 막는 기본 원칙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비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이번 폭우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편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17일 오전 10시 현재 사망 44명, 실종 1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6시 발표한 공식 피해는 사망 39명, 실종 9명이다. 여기에 오송 지하차도 희생자가 추가로 1명 더 발견됐고, 집중호우 피해가 아닌 안전사고로 분류된 사망·실종자도 5명 있다.
이번에 큰 피해를 입은 충청과 남부지방에는 오늘에도 장맛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17일 오전 충청 이남 거의 전 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져 있다. 수도권 북부와 강원북부는 18일 밤부터 비가 그치겠지만, 충청과 남부지방, 제주는 19일 오후까지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