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지자체 비 예보에 초긴장
18∼19일 250㎜ 예보
금강권 홍수대책 마련
18일 오전 또 다시 비가 충청권 이남 지역에 내리면서 해당 지자체들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18∼19일 양일간 이들 지역에 100∼250㎜ 이상 내릴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충청권은 18일 오전 다시 비가 내리면서 초긴장 상태다. 13일 이후 지역별로 500㎜ 이상 내린 곳이 많은 만큼 추가 피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충남 중남부, 대전, 세종, 충북 등 금강권은 다시 홍수 대책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땅에 누적된 비로 산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까지 비가 쏟아지면 자칫 지역별로 한계점을 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충청권에선 13일 이후 산사태로만 3명이 숨졌다.
하천 범람도 여전히 우려된다. 금강홍수통제소는 17일을 기해 금강과 주변 주요 지점의 홍수경보를 해제했다. 하지만 이미 불어난 강물에 금강 상류 용담댐과 대청댐 방류가 더해지고 18일 비까지 추가로 내리는 상황이다. 금강권은 이번 홍수에 본류뿐 아니라 금강으로 흐르는 충남 논산 논산천, 충북 청주 미호강 등 지류의 제방이 연이어 붕괴됐다.
금강권에 피해가 집중된 이유는 이번 장마의 중심이 가로로 호남 북부권과 충청 남부권, 경북 북부권에 걸쳐 진행됐기 때문이다. 금강은 전북에서 시작해 충청권을 관통한 후 다시 전북과 충남 경계선으로 빠져 나간다.
충청권 지자체는 비상상황이다. 18∼19일을 이번 장마 마지막 고비로 보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17일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기해달라"며 "하천에 퇴적물이 섬처럼 쌓여있는데 하천 준설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호 세종시장 역시 이날 "지속된 호우로 주민 삶의 터전이 언제 복구될지 예측할 수 없는 처참한 상황"이라며 "피해가 접수되는 대로 최우선적으로 즉시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가 가장 큰 충남은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하고 나섰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1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집중호우 대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호우가 금강벨트에 집중돼 방류가 불가피한 상황임은 이해하나 대청댐과 용담댐이 집중호우와 동시에 방류하다보니 지천 물이 금강 본류로 유입되지 못해 주변 농경지 침수 등 피해가 더 발생했다"며 "피해가 큰 청양과 부여, 공주, 논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조기에 선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전북도는 19일까지 많게는 200㎜ 안팎의 비가 더 내릴 것이란 예보에 재해대책본부 3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금강과 연결되는 제방 일부가 무너진 익산 용안면 산북천은 응급복구를 마쳤으나 안전검사 등이 남아 있어 10개 마을 주민 일부는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전북에서도 금강수계와 인접한 익산 군산지역의 시설 원예단지 침수피해가 컸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영상회의에 참석해 "11개 시ㆍ군에서 막대한 침수 피해를 입었다"며 "논콩 시설원예 등의 피해에 별도의 복구 대책, 군부대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전북 정치권은 특별재난구역에 전북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우특보가 내려진 광주전남에선 토사 유출에 따른 피해 복구와 주민 대피가 잇따라 이뤄졌다. 18일 광주·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17일 오후 10시 30분쯤 광주 남구 백운동 한 주택에 토사가 유실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긴급 복구 작업이 이뤄졌다. 재난 당국은 사고 예방을 위해 주택 인근 월산공원 부지에 방수포와 모래주머니를 설치하고 4가구 주민 5명을 경로당으로 긴급 대피시켰다. 광주에선 지금까지 토사유출 등으로 8세대 주민 15명이 대피했다.
전남에선 17일 오후 6시 32분쯤 영암군 도포면 한 주택에 토사가 흘러내린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또 이날 오후 6시 12분쯤 나주시 반남면 주택 뒤편에 토사가 유실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주민 2명이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한편 경기도는 경북 예천과 충북 청주 오송에서 각각 발생한 경기도민 희생자에 대해 지원에 나섰다. 경기도는 김동연 지사의 지시로 희생자에 대한 장례비와 생계비 등 지원, 직원파견 등 전담공무원 지정, 종합상황실 운영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