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에 4대강 보 '위험천만'
상주보 구미보 둔치·제방 붕괴 … 환경부 "보 처리방안 재검토"
낙동강 유역의 기록적인 폭우로 상주보와 구미보 둔치와 제방 일부가 붕괴됐다.
18일 대구환경운동연합 모니터링 결과, 상주보 우안의 자연형 어도와 보 아래 콘크리트 호안이 모두 유실됐다. 붕괴는 지난 15일부터 시작됐고, 수자원공사에서 긴급 복구공사를 진행해 흙덩이 마대자루를 수백개 집어넣어 겨우 침식을 잡아놓은 상태다.
상주보 좌안 하류 제방 일부도 붕괴됐다. 대형 천막으로 응급복구해 유실을 막아놓은 상황이다. 현장을 확인한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조금 더 많은 강물이 들이쳤다면 양쪽 제방 모두 무사하지 못했다. 정말 아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미보 좌안 둔치도 축구장 크기의 면적이 침식되고 붕괴됐다. 보 상류에서부터 시작된 침식은 하류까지 길게 이어졌고 둔치 자체가 주저앉았다. 강물이 불어나 구미보 고정보 구간을 넘어 양쪽 둔치로 흘러넘친 탓이다.
4대강 보는 홍수 때 매우 위험한 구조물이다. 강바닥에 파일을 박고 그 위에 콘트리트 보를 만들어 보 양쪽을 제방과 연결해놓았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물은 강물이 불어나면 거대한 '여울형 폭포' 형태로 바뀐다. 작은 하천에서 농사용 보 하류가 패여나가고 유실되는 홍수 피해가 잦은 것과 같은 이치다.
기습적인 폭우로 일시에 많은 물이 내려올 때 4대강 보는 홍수방지 기능은 전혀 없고 오히려 위험한 지장물로 작용한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이런 가운데 4대강국민연합(이재오 대표)이 요청한 '보 처리방안 결정 과정에 대한 감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환경부 차관은 '4대강 보 존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임상준 차관은 최근 동아일보와 연합뉴스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보 처리방안이 부적합한 통계에 바탕을 두고 편향돼 결정됐다면 원상회복해야 한다"며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재검토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진 장관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 4대강 보에 대한 평가가 공정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면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방안은 정당성을 잃게 된다"며 "그러면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재검토'를 거론했다.
보 철거를 위한 금강·영산강 시민행동은 18일 성명을 내고 "보 처리방안은 수년 동안 보 개방 모니터링을 한 결과와 국민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의결한 것"이라며 "환경부 장관은 보 처리방안을 마련하고, 그 결과를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것이 환경부라는 것을 모르는가"라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