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군부대 촉발 집단민원 해결 실마리

2023-07-24 10:39:00 게재

해운대 장산마을 주민들

도로복구·지뢰제거 요구

군부대로 인해 도로가 파손되고 유실 지뢰에 따른 안전문제 등이 부각되며 촉발됐던 부산 해운대 장산마을 집단민원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해운대구와 육군53사단 및 공군미사일방어사령부 등은 지난 21일 해운대구 중회의실에서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으로 장산마을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 합의했다.

공군미사일방어사령부는 올해 말까지 마을 진입로 노면보수공사를 완료하기로 했다. 지뢰 제거는 관련 법령이 제정되면 그에 따라 조치하기로 했다.

육군 53사단은 사격 훈련 시 사전에 주민들에게 미리 안내하고 군용타이어 등 군용 폐기물은 발견 시 신속 수거에 나서기로 했다.

해운대구는 마을 주민들이 군 초소를 거치지 않고도 마을을 편하게 드나들 수 있게 임도 건설을 조속히 마무리 짓기로 했다.

장산마을은 부산 해운대신도시 바로 뒷산인 장산 중턱에 위치한다. 정상에는 공군 레이더부대가 있고 주변은 53사단 부대들로 둘러싸여 있다. 마을에 진입하려면 출입증을 제시하고 육군부대 정문을 통과해 차로 20여분 걸린다.

장산마을 주민들은 군부대를 통과해야 마을로 들어올 수 있는 지리적 여건으로 통행 불편 및 사격 소음 등을 감수하면서 70여년을 묵묵히 살아왔다.

특히 과거 장산 정상에 위치한 공군부대 주변에 발목지뢰 2100여발이 묻혀있어 회수되지 못한 지뢰들이 매설지 밖으로 유실됐을 가능성으로 인한 폭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 2021년에는 장산 정상에 신형 레이더 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중장비들이 오가면서 1.4㎞에 이르는 마을 통행로가 파손됐다. 사격 훈련도 평소보다 많아졌지만 사전 안내가 없어 불만이 촉발되는 계기가 됐다. 또 군이 병력 감소를 이유로 올해 초 마을로 통하는 지름길인 초소까지 폐쇄하면서 통행 불편이 가중됐다.

이에 장산마을 주민 138명은 지난 3월 국민권익위에 '불편사항 개선을 요구해도 군부대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수차례 현지조사와 관계기관들과 협의를 거치면서 장산마을 주민들의 불편을 해결할 방안을 마련했다. 권익위의 이번 조정은 조정을 하는 그 순간부터 민법상 화해와 같은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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