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 건강행동
폭염-코로나-냉방병에 건강 삼중고
마스크 양산 물 항상 챙겨야 … 서늘한 저녁시간대 걷기·맨손체조로 면역력 강화
하루 4만명 넘는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발생하지만 느슨해진 방역 인식 등으로 코로나19가 자신이 대비해야 할 일이 아닌 것처럼 여기기도 한다. 환경 변화에 민첩한 대응력이 떨어지는 노인과 장애인 등은 더 강해진 폭염의 위력 앞에서도 지난해 여름에 했던 습관을 이어가곤 한다. 폭염으로 높아진 실외온도와 에어컨 찬 공기의 온도 차는 피부와 호흡기 저항력을 약화시킨다. 의료 통계에 잡히지 않는 냉방병은 개인이 전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여름철 관리 대상이다.
코로나19, 폭염, 냉방병 등 건강 불안 요인에 지혜롭게 대응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폭염-코로나19-냉방병 등이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전례없는 여름철 건강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 각자는 자신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건강 환경이 변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건강생활실천을 힘써야 한다.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은 예방보다 사후 약방문격인 치료에 집중돼 있기에 개인의 건강실천이 더욱 중요하다.
권호장 단국대 의대 교수는 7일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영향 및 적응정책' 자료에서 기후변화는 여러 건강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밝혔다.
기후변화 인해 폭염의 빈도와 강도, 지속기간이 증가해 기온이 상승하고 그 결과 온열질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난다. 기온 상승과 강수 패턴 변화로 오존, 미세먼지, 꽃가루 증가 등으로 심혈관질환, 호흡기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
기온과 계절의 변화로 진드기의 서식환경이 북쪽으로 확장돼 쯔쯔가무시균 노출위험이 커진다. 기온과 습도 상승, 길어진 여름은 살모넬라 감염, 소화기질환 집단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전례 없는 폭염, 이전 여름처럼 대응하면 안돼 = 질병관리청 온열질환응급실감시체계로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5월 20일 ∼8월 6일 기준 1869명이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24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 1270명, 사망자 6명보다 4배 많다.
사망사고 대부분은 논밭 길가 등 실외에서 발생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70대 이상이었다. 온열질환자 발생시간은 오전 11시∼17시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는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고 밝힌다.
7일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교수는 "물과 소금을 충분히 섭취하고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물 마시기, 헐렁하고 가벼운 옷 입기,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모자나 선글라스 착용하기, 무더운 낮 시간대 야외활동 자제" 등을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노인은 체온상승과 탈수증상을 잘 느끼지 못한다. 기저질환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경우 체온유지와 땀 배출을 조절하는 능력이 약해지므로 무더위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심뇌혈관질환 고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등이 있는 경우 더위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기존 치료를 잘 유지하면서 평소 활동보다 강도를 낮추는 게 좋다.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키고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일으킬 수 있으니 물을 마시도록 한다.
◆코로나 유행 아직 끝난 게 아냐 =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으면 위기단계 완화 발표를 할 예정이다. 관련해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의료대응을 적절히 진행할 수 있는 완화조치를 강조한다. 의료기관이나 요양시설 등 감염고위험시설의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7일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교수는 "고위험군과 취약시설을 보호할 수 있는 기본적인 수가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위험군 신속항원검사, 병원 입원 및 취약시설 입소 때 PCR 검사, 치료비 지원과 의료기관 마스크 착용은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의료기관 내 확산을 막기 위해 의료인과 종사자들의 격리의무와 지원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독감보다 건강취약계층의 치명률과 후유증이 심각하기에 독감과 비슷하게 취급하면 안된다고 강조한다.
한편 정부는 낮아진 치명률(0.02∼0.04%)과 중증화율(0.09∼0.10%) 등을 이유로 공식적인 위기단계를 완화할 의향이 있다. 하지만 일일평균 5만명 넘게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들이 겪는 후유증은 감염 이후 건강을 악화할 수 있기에 개인 방역수칙을 잘 실천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이 국내 오미크론 유행시기에 확진된 1200만여명을 대상으로 확진 이후 4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심혈관계, 신경계, 호흡기계 등 주요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았다.
증상으로는 피로, 두통, 후각-미각 상실, 기침, 호흡곤란, 기억력 저하, 위장 장애, 근육통, 가슴두근거림 등이 개인별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중앙대광명병원 연구진에 따르면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발생하는 만성기침 환자의 절반이 천식성 기침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감염을 가볍게 생각하고 개인방역수칙을 무시하면 안된다.
2일 질병관리청은 앞으로 한두차례 코로나19 유행이 있을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밀착환경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강력 권고했다. 또 XBB 계열 변이는 면역회피능력이 증가하는 특성을 보여 국내 발생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냉방기 바람 바로 쐬지 말고 환기 규칙적으로 = 여름철 감기인 냉방병은 더위보다 더 무섭다고 알려져 있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서 냉방에 노출될 경우 감기 몸살 손발이 붓거나 두통 설사 권태감 등 증상이 나타난다.
7일 김경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냉방병의 첫번째 원인은 실내외 큰 온도차다. 인체는 외부 기온에 적응하는 데 보통 1∼2주 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름철 실외의 높은 기온에 비해 에어컨이 있는 실내온도는 너무 낮아 몸이 실내외 온도차를 잘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
그로 인해 몸의 자율신경계가 무리를 받게 되고 두통 신경통 소화불량 등이 생긴다. 약해진 자율신경계 탓에 기침 콧물 등과 같은 감기와 유사한 증상도 나타난다.
에어컨 냉각수와 공기가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될 경우 냉방병이 생길 수 있다. 이 균은 냉방기에 서식하며 냉방기를 사용하는 건물 전체에 퍼져 특히 허약자나 면역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감염된다. 감기 두통 복통이 생긴다. 예방하려면 냉방기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필터 청소가 필수다.
밀폐건물 증후군도 있다. 실내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을 때 생긴다. 눈 코 목 등이 따갑거나 아프다.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럽거나 피로감이 나타날 수 있다. 환기를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냉방병을 피하기 위해 실내온도는 26도정도가 적정하며 실내외 온도차가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5∼6도 안으로 유지하는 게 좋다. 에어컨 찬공기가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조심하고 1시간 가동 후 30분 정도 끄고 2∼4시간마다 5분 이상 환기해야 한다.
김 교수는 "냉방병은 우리 몸이 허약할 때 쉽게 걸린다. 맨손체조나 가벼운 근육 운동을 수시로 하고 매일 적당히 땀을 흘리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