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미국 수출감소 아세안시장으로 돌파

2023-08-09 11:36:45 게재

한국-중국, 아세안서 중간재·소비재 경쟁 치열해질 듯

미국 수입구조, 중국산 대신 멕시코·캐나다산으로 대체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중국산 수입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이 늘었다.

중국은 미국으로의 수출 감소를 아세안시장에서 만회하고 있다.


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5월 미국의 중국 수입은 168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 감소했다. 미국의 중국 수입비중은 2020년 18.6%에서 2021년 17.9%, 2022년 15.4%, 2023년(1~5월) 13.4%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면 멕시코 수입은 올해 5.6% 증가(1949억달러)했다. 미국의 멕시코 수입비중은 2020년 13.9%에서 2021년 13.6%로 소폭 줄었다가 2022년 14.0%, 2023년 15.4%로 증가했다.

◆미국, 멕시코 수입비중 1위로 껑충 = 올해 들어 미국의 최대 수입국이 중국에서 멕시코로 처음 바뀐 것이다.

이와 관련, 멕시코 정부는 외연 확장에 나선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경제 5개국) 가입추진 여부에 대해 "우리는 그 그룹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정학적, 경제적 관점에서 미국·캐나다와의 동맹 관계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캐나다로부터의 수입액은 3.6% 감소(1755억달러)에 그쳤다. 같은 기간 캐나다 수입비중은 11.6%, 12.6%, 13.5%, 13.9%로 늘었다.

미국의 국가별 수입비중은 중국이 2022년 1위에서 2023년 3위로 두계단 내려왔다. 멕시코는 2위에서 1위로, 캐나다는 3위에서 2위로 각각 뛰었다.

한국산 비중은 2022년 3.6%(7위)에서 2023년 3.7%(6위)로 소폭 늘었다. 미국이 지난해 중국과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금액은 각각 5368억달러, 1153억달러였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미국의 경우 최대 수입국이 중국에서, 멕시코·캐나다로 변화된 이유는 미중갈등 심화로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활용이 확대된 측면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018년 7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1974년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중국산 수입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중국산 점유율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아울러 미중경쟁 심화와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기업은 공급망을 중국중심에서 주변국인 멕시코 캐나다로 변화를 주었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PC 제조업체 HP, 공구제조업체 스탠리블랙앤드데커, 장난감업체 레고 등은 미중갈등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고 니어쇼어링(고객 인근에서 제품 생산) 전략으로 멕시코에 둥지를 틀었다.

◆미국, 의약품 항공기 대중수출은 증가 = 미국의 대중국 수입은 감소했지만 대중국 수출은 증가했다. 이는 대두 원유 의약품 항공기 등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들여올 수밖에 없는 품목이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1~5월 미국의 중국 수출품목 중 의약품 39.4%, 각종 종자 및 곡물 25.5%, 항공기 및 부품 17.2% 각각 증가했다. 미국의 중국 수입품목 중 IT 전자제품 완구 신변잡화 의류 가구 등은 감소했다.

미국의 국가별 수출은 캐나다와 멕시코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위와 2위 자리를 지켰다. 2023년 수출비중은 캐나다 17.5%, 멕시코 15.9%였다. 미국이 지난해 이들 국가로 수출한 금액은 각각 3550억달러, 3243억달러로 조사됐다.

중국은 줄곧 3위였으며 2023년 비중은 7.4%를 차지했다. 한국은 2021년 5위(3.8%)까지 올랐다가 2023년 8위(3.2%)로 떨어졌다. 미국이 지난해 중국과 한국으로 수출한 금액은 각각 1538억달러, 715억달러였다.

미국은 지난해 1조1835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는데, 중국과의 교역에서 약 32.4%인 3829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수출중 아세안 비중 16% 달해 = 중국의 국가별 수출비중은 미국이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권역별로 구분할 경우 올해 들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1위 자리를 내주었다.

중국의 아세안으로의 수출은 2020년 3849억달러에서 2022년 5711억달러로 48.4% 증가했으며, 올 1~5월 27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기간 중국의 전체 수출에서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14.8%, 15.8%, 16.0%로 늘었다.

중국의 아세안 가공단계별 수출비중(2023년 1~4월)은 중간재가 58.7%로 가장 많고, 소비재 21.7%, 자본재 16.7%, 기타 2.3%, 원자재 0.7% 순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중간재는 60.6%에서 소폭 줄었고, 소비재와 자본재는 20.8%와 16.3%에서 각각 0.9%p, 0.4%p 늘었다.

올해 아세안으로부터 수입비중은 중간재 60.2%, 원자재 18.2%, 소비재 9.8%, 자본재 9.6% 순이다.

장상식 실장은 "2022년 2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되면서 중국이 아세안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아세안시장에서 중간재, 소비재 수출 확대를 노리는 한국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진출 외투기업의 아세안 이전, 중국기업의 미국 우회수출을 위한 아세안 투자확대 등이 아세안과의 교역을 증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장 실장은 "현재 한국과 중국이 아세안시장에서 경쟁하는 품목은 디스플레이 철강 무선통신인데 향후 석유제품 플라스틱 자동차에사 경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중국, 한국 수입비중은 4%대 = 중국의 미국수출은 2020년 4520억달러에서 2022년 5816억달러로 28.7% 증가했으며, 2023년 2434억달러(1~5월)로 나타났다.

이 기간 중국의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4%, 16.1%, 14.4%로 감소세다.

유럽연합 비중은 2020년 이후 15%대(2023년 15.4%)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비중은 줄곧 4%대에 머물고 있으며 2023년 4.6%를 기록했다. 국가별 순위는 4위다.

중국의 국가별 수입비중은 한국이 2019년만 해도 비중 8.4%로 1위를 차지했으나 이후 매년 감소해 2023년 6.2%(5위)까지 떨어졌다. 반도체 영향이 컸다.

한국의 자리는 대만이 차지했다. 대만은 2020년 1위(9.8%)로 올라선 후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올해 점유율은 7.3%로 내려갔다. 중국의 대만수입 총액은 2022년 2402억달러였다.

미국은 2019년 5위(5.9%)에서 2022년 4위(7.4%), 2023년 2위(7.0%)로 상승했다.

중국의 수입비중을 권역별로 살펴보면 아세안이 강세로 2022년 15.0%, 2023년 14.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EU는 10.5%에서 11.3%로 0.8%p 올랐다.

중국은 지난해 889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는데 미국과의 교역에서 4039억달러(미국과 산출방식이 달라 다소 금액의 차이가 발생) 흑자를 기록했다. 대미 흑자가 전체의 45.4%에 달했다.

이에 비해 대만과 한국, 일본과의 교역에선 각각 1589억달러, 361억달러, 117억달러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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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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