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공천 멀었는데 … 벌써부터 '친윤-비윤' 신경전 가열
'승선 불가론' '수도권 위기론' 놓고 연일 입씨름
본질은 비윤 공천 … "내부총질 안돼" "원팀으로"
내년 4월 총선 공천은 대략 총선 1∼2개월 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반 년 이상 남은 것.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공천을 염두에 둔 친윤과 비윤 사이의 신경전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비윤이 "총선 수도권 판세가 어렵다"(수도권 위기론)는 우려를 내놓자, 친윤이 "내부총질하는 사람은 배에 승선시킬 수 없다"(승선 불가론)며 받아치는 모양새다. 결국 비윤 공천이 공방의 본질이라는 해석이다.
2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윤상현 의원은 '수도권 위기론'을 재강조하면서 친윤의 내부총질론을 부인했다. 윤 의원은 "누가 (배가) 좌초되기를 원하냐. 배가 좌초되면 가장 먼저 죽을 사람이 저 같은 수도권 의원들이다. 그래서 배가 잘 나가고 배가 잘 되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그런 말씀(수도권 위기론)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앞서 21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는 "공천을 연상시키는 승선시킬 수 없다는 발언 이것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이철규 사무총장의 '승선 불가론'을 비판했다.
앞서 이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배를 침몰하게 만드는 승객은 함께 승선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윤의 내부비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사무총장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빚자 21일 "'승선 못 한다'가 아니라 '같이 (배를) 타고 나가는 사람들이 그러면 안 된다' 이런 얘기"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사무총장은 확전을 경계했지만, 친윤의 반격은 계속됐다. 친윤 김정재 의원은 22일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비윤의 '수도권 위기론'을 겨냥해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며 "내부에서는 아무 얘기도 안 하고 계속 외부에서 쓴소리를 한다면 믿음이 깨지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언론 인터뷰를 놓고도 입씨름이 벌어졌다. 이 전 대표는 21일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 사무총장을 겨냥해 "본인들이 한 것 때문에 배가 침수되고 있는 건 전혀 모르고 누가 자꾸 사보타주하고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이 사무총장이)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공천을 놓고) 장난치려는 낌새가 보이면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친윤은 바로 반격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 전 대표 발언을 겨냥해 "지금까지 낌새가 보인 적도 없고 공천 가지고 장난치겠다는 생각을 아무도 하지 않는다"며 "(이 전 대표는) 중앙당에다 나 공천해달라고 떼쓰고 요구할 건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측도 재반격했다. 김철근 전 대표 정무실장은 22일 SNS를 통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하더니 유 대변인을 두고 하는 말 같다"며 "이 전 대표가 노원병에 출마하겠다는 말을 공천달라고 떼를 쓴다고 표현하는데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공방은 결국 비윤 공천을 둘러싼 전초전으로 읽힌다. 친윤에서는 비윤을 내부총질이나 일삼는 세력으로 보는 기류가 강하다. 이미 △이 전 대표에 대한 중징계 △경기지사 경선에서 유승민 전 의원 저지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 배제를 통해 비윤에 대한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내부총질에 여념 없는 비윤에게 공천을 줄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인식이 엿보인다.
비윤에서는 총선 승리를 위한 확장성을 무기로 공천 필요성을 역설한다.
김철근 전 대표 정무실장은 "이 전 대표를 그런 식으로 비판하면 20·30대, 중도, 수도권 유권자들이 좋아하겠냐"고 반박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 전 대표를 비롯한 천아용인의 공천에 대해 "당연히 해야한다"며 "원팀 정신으로 가야 된다. 누구는 배제하고 누구는 안되고 이런 얘기가 나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3일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내에서 갑론을박하는 거는 말은 수도권 위기론으로 포장이 됐지만 사실은 공천 갈등, 공천 싸움이 시작된 거라고 봐야한다"며 "승선을 하니 못하느니 이런 말을 하는 거 보니까 공천 협박을 드디어 시작하는구나, 이렇게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