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노선 따라 웃고 우는 지자체
GTX 안산 상록수역 정차신분당선 삼송 연장 무산
'5호선 연장' 놓고 갈등도
철도 노선·정차역 설치 문제를 놓고 수도권 지자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고양 삼송을 잇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한 반면 전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안산 상록수역 정차가 확정됐다. 이런 가운데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은 지자체간 노선 갈등으로 표류하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와 고양·안산시 등에 따르면 신분당선을 서울 용산에서 은평구를 거쳐 경기 고양 삼송까지 잇는 서북부 연장(용산~삼송)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해당 노선은 예타 결과 경제성(B/C)은 0.36, 종합평가(AHP)는 0.5로 미만으로 기준점(BC 1점, AHP 0.5점)에 못미쳤다. 이 노선은 지난 2021년 서울시가 사업노선, 운영계획 등을 기획해 정부에 제안했으며 한국개발연구원이 2022년 2월부터 예비타당성 조사를 수행해왔다.
그러나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과 맞물린 용산~신사구간 사업추진이 불확실하고 고양 일대에 GTX-A 개통이 예정돼 있다는 점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지역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선 "대통령 공약이었는데 안되는 건가"라는 등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반면 안산시는 지난 22일 체결된 GTX-C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 내용에 안산 상록수역이 추가 정거장으로 포함되자 크게 반겼다. 안산시는 "상록수역 추가 정차는 당초 사업신청서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안산시가 노선을 안산까지 연장할 경우 발생하는 2000억원의 추가 사업비를 부담하겠다고 의향을 밝히며 유치 노력을 벌인 끝에 이뤄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안산시는 의회 승인을 거쳐 국가철도공단, 민간사업자와 원인자 부담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시가 부담할 예산은 2648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GTX-C 노선은 양주시 덕정역에서 수원시 수원역을 잇는 국가철도망으로 안산 상록수역을 추가 정거장으로 포함, 일부 열차를 안산선으로 Y자 분기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GTX-C 노선 상록수역 연장으로 안산에서 서울 강남·경기 북부 지역으로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는 것은 물론 인구유입, 기업유치 활성화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철도 노선 유치에 지자체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탓에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은 노선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5호선 연장은 김포, 검단과 서울을 연결하는 광역 교통망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인데 노선을 둘러싼 지자체 간 이견으로 2년 넘게 표류하고 있다. 인천시는 검단 내 3개 역을 설치하는 'U자' 노선을 구축하자는 입장이나 경기 김포시는 검단신도시 북쪽과 김포 경계에 각각 1개씩 역을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지난 5월부터 지자체들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노선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대광위는 "평가단을 구성해 인천시와 김포시 노선안 중 하나를 이달 안에 결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경기도는 서울 방화에서 김포 장기역까지 28㎞를 연결하는 대안을 제시했으나 인천시의 대안 제출이 늦어지고 있어 이달 내 결정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