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톳길+세족장 음악분수에 빗물저장고까지
진화하는 서울 자치구 도심 산책로
첨단기술 접목해 이용자 안전 강화
31일 서울 자치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주민들 이용이 크게 늘어난 도심 산책로가 한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자락길과 공원에는 건강에 좋다는 맨발걷기에 제격인 황톳길이 잇달아 들어섰고 한강 지천을 따라 난 산책로에는 각종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추가됐다. 첨단기술을 접목해 산책로를 찾는 주민들 안전을 챙기기도 한다.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면 지압효과로 혈액순환과 신진대사 촉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내 노폐물 분해, 몸 속 유해물질 방출, 불면증 개선 등 여러 효과가 있어 주민들 호응이 크다.
서대문구는 안산 황톳길에 안개분수를 더해 황토가 촉촉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함께 설치한 황토족탕은 황톳길과는 또다른 자극을 발바닥에 전한다. 개장식 당일 주민 200여명이 참석해 황톳길 전 구간을 빼곡히 채웠다. 구는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1900명이고 최고 3500명까지 몰리기도 했다"며 "황톳길 개장 전과 비교해 3~4배에 달하는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치돼 있던 녹지대를 활용한 중랑구 용마폭포공원 황톳길은 120m 길이인데 벌써 확대를 희망하는 요구가 많다. 구는 황톳길 연장과 함께 신내동 봉화산에도 올해 안 조성을 목표로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성동구 역시 주민들 요구를 반영해 응봉근린공원과 무학봉근린공원에 각각 45m와 25m 길이 황톳길을 조성했다. 맨발걷기 후 발을 씻을 수 있는 세족장은 기본. 걷는 동안 신발을 보관할 공간도 마련했다. 성동구 황톳길은 반려동물 출입 금지다.
세 자치구에 앞서 일찌감치 황톳길이 조성된 곳은 도봉구 방학동 발바닥공원과 동대문구 휘경동 배봉산 둘레길이다. 강남구도 지난 2020년 양재천에 맨발 황톳길을 조성했다. 보도 녹지 제방을 정비한 600m 구간에 충남 보령산 천연 황토를 깔았다.
노원구와 강북구 관악구는 지천 산책로에 공을 들였다. 노원구 중계동 당현천 음악분수는 산책길을 한층 특별하게 만든다. 303개 줄기를 통해 최대 25m 높이까지 치솟는 분수와 음악 영상 빛이 어우러져 한편의 공연을 선물한다.
관악구는 별빛내린천(도림천) 신림교와 신림2교에 예술적·입체적인 영상을 송출하는 유리벽을 설치하고 조명시설 더해 빛과 물이 어우러지는 야간명소로 탈바꿈시켰다. 강북구는 지역을 관통하는 우이천에 문화예술게시판과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각종 행사를 연계한다.
금천구는 이색적으로 독산동 금하숲길에 빗물저장고를 더했다. 310m에 이르는 숲길 땅 밑에서 빗물을 모아 저장했다가 나무에 물을 줄 때 사용한다. 인근 어린이놀이터에도 설치, 빗물을 2회 가량 재활용한다.
이밖에 강서구는 공원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둘레길'을 선보였다. 공공 와이파이는 물론 사계절 내내 더위와 추위를 피하며 휴식을 취하는 건 물론 간단한 건강측정까지 가능한 '스마트 안전 쉼터', 운동 횟수와 시간 열량 등이 자동으로 표시되는 기기에 행정 건강 안전 정보를 표출하는 안내판까지 더했다.
성동구는 두곳 산지형 공원에 개인 휴대전화와 스마트도시 통합운영센터를 연계한 산책로 범죄예방 시스템을 도입, 28일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