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상장 뒷돈' 혐의 빗썸홀딩스 대표 영장 기각
법원 "혐의 다툴 여지, 방어권 보장"
골퍼 출신 안성현씨 재영장도 기각
코인(가상자산) 상장 로비 명목으로 거액을 받은 혐의를 받는 이상준 빗썸홀딩스 대표와 프로골퍼 출신 안성현씨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일 오후 이 대표와 안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이 대표에 대해 "범죄 혐의에 다툴 여지가 있어 방어권 행사할 필요성이 있다"며 "주거가 일정하고 수사경과, 수사에 임하는 태도, 사회적 유대관계를 고려할 때 증거인멸 염려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이유를 밝혔다.
안씨에 대해서는 "(영장) 재청구 사건으로 범죄 혐의에 여전히 다툴 여지가 있어 보여 방어권 행사 필요성이 있다"며 "수사결과,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을 고려할 때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의 관계사들 실질 소유주인 사업가 강종현(구속)씨로부터 코인을 빗썸에 상장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를 받는다.
이씨가 대표로 있는 빗썸홀딩스는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로 지난해 말 기준 빗썸코리아 지분 73.6%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안씨는 코인 상장을 도와주겠다며 강씨측 코인 발행업체로부터 현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수재)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강씨에게서 2021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여러 코인을 빗썸에 상장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50억원을 이 대표와 친분이 있는 안씨를 통해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안씨가 20억원은 자신이 챙기고 나머지 30억원을 이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안씨가 이 대표에게 수억원대 명품 시계와 수천만원대 명품 가방도 건넨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이들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강씨는 빗썸의 지주회사 지분을 갖고 있는 비덴트와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주가를 조작하고 자금을 빼돌린 혐의(횡령·배임)로 지난 2월 구속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에 영장이 기각된 안씨는 지난 4월에도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이 기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