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7개월 앞두고
윤석열-박근혜 '회동' 가능성
성사되면 1년 5개월만 만남
박, 탄핵 뒤 첫 인터뷰 추진
내년 총선을 7개월 앞둔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선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6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추석을 앞두고 만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이전에도 윤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했을 때 회동이 추진됐지만,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는데 추석을 앞두고 양측이 다시 회동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오랜 수감생활을 겪으며 허리 통증을 호소해왔다. 최근에는 치과 치료도 받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지난해 4월 12일 윤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만남을 가졌다. 2016년 특검 수사팀장으로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에게 "참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며 박 전 대통령 명예회복과 정책 계승을 약속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당선인의 방문에 화답하듯, 다음달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축하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이후 1년 넘도록 두 사람의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대구를 방문할 때면 박 전 대통령과의 회동을 조율했지만 박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 때문에 불발됐다는 후문이다. 지난달 16일 윤 대통령이 부친상을 당했을 때 박 전 대통령의 문상이 예상됐지만, 전화 조의에 그쳤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통해 "직접 조문을 하려고 (서울로) 올라오려고 했는데,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져서 직접 조문을 못 하게 됐다. 너무 미안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회동은 정치적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총선을 7개월 앞둔 윤 대통령은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의 전폭적 지지가 아쉬운 형편이다. TK 지역의 총선 압승도 필요하지만, 수도권에 거주하는 TK 출신 표심도 절박하다. 수도권은 1000∼2000표차로 승패가 갈리기 일쑤다. TK 출신 표심의 전폭적 지지가 필요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는 대구(75.14%)와 경북(72.76%)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었지만, 최근 국정지지도 조사에서는 TK에서 47%(한국갤럽, 8월 29일∼31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그치고 있다. 앞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TK 지지도가 70∼80%는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박 전 대통령은 팬덤을 가진 유일한 보수정치인이다. (윤 대통령 입장에선) 박 전 대통령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직접 정치 일선에 나설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유일한 측근으로 꼽히는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 3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께서 직접 정치 일선에 나서는 정치적인 활동은 안 하실 거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수년째 자신 곁을 지키고 있는 유 변호사에 대해선 국회 입성을 도울 것으로 점쳐진다. 유 변호사는 대구 출마가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의 의원 시절 지역구는 대구 달성군이고, 지금도 달성군에 살고 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모 신문사와 인터뷰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적인 언론 인터뷰는 2017년 탄핵 이후 처음이다. 여권 관계자는 "여러차례로 나눠 인터뷰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추석 전후에 보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인터뷰를 통해 국정농단 수사와 탄핵에 대한 심경을 밝힐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