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브릿지론 부실, 6개월 만에 4배↑
브릿지론 절반 넘게
'1회 이상 만기연장'
금융권의 부동산PF 중에서 저축은행이 가장 위험에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기자본 대비 PF 규모가 크고 브릿지론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 위기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증권사의 자기자본대비 PF 익스포저 비중은 32%(대형사 기준), 캐피탈사는 99%(신용등급 AA)인 반면, 저축은행은 177%로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 위험성이 큰 브릿지론 비중은 120% 이상이다.
부동산 인허가 이후 자금을 조달하는 본PF와 달리 브릿지론은 사업 초기에 투입되는 자금으로 본PF로 넘어가기 전 사업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토지매입 리스크, 인허가 리스크, 자금조달 리스크 등 본PF 보다 더 큰 위험을 안고 있다.
조달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서는 위험이 크지만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브릿지론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게 부메랑이 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브릿지론의 약 64%, 본PF의 약 38% 가량은 만기가 도래했다. 일부 사업장이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연체가 발생했지만 대부분은 만기를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기준 이미 전체 사업장 중 1회 이상 만기 연장된 사업장 비중은 브릿지론은 25%, 본PF는 15%를 넘어섰다. 올해 3월 기준 브릿지론의 55.9%가 1회 이상 만기를 연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회 이상 연장 비중도 19.2%로 늘었다. 본PF 만기연장 비중도 증가했다. 1회 이상 사업장은 30.4%, 2회 이상 사업장은 12.6%로 확대됐다. 금융권에서는 브릿지론을 3회 이상 연장할 경우 사업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브릿지론이 통상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연장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3월 이후 3회 이상 연장된 사업장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부실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 브릿지론 고정이하여신비율(3개월 이상 연체)은 지난해 9월 1.2%에서 올해 3월말 5.4%로 6개월 만에 4배 이상 상승했다. 본PF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동기간 1.4%에서 2.8%로 2배 이상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 브릿지론은 경기도 부산 및 대구지역에서 아파트 위주로 증가했으며, 본PF는 대부분 수도권 지역의 도시형생활주택,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 3개월 미만인 요주의이하여신비율 상승세도 가파르다. 브릿지론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9월말 23.7%에서 올해 3월말 32.9%로 6개월 만에 9.2%p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