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 ‘과기의전원’ 설립 검토에 우려

2023-09-11 17:54:33 게재

하버드-MIT HST 한국형 모델 제안

국가거점 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회장 부산대 차정인 총장)는 정부가 추진 중인 과학기술특성화대학 내 의학전문대학원(이하 과기의전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 6일 거거점국립대 총장들은 경북대 주최로 경북 울릉군에서 정기회의를 갖고 과기의전원을 설립하는 경우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의 성공모델인 ‘선택과 집중’ 전략의 퇴색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간 소요 △부속대학병원 설립 등에 따른 천문학적인 국가예산의 중복투자와 낭비 △의사국가고시 관련 의료법 개정의 불가피성과 이에 따른 파장 등 치유 불가능한 국가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특히 총장단은 우리나라가 과학기술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의 기존 성공모델인 ‘선택과 집중’이 약화되는 문어발식 확장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최고의 공대인 MIT가 과학과 기술분야에 지속적으로 집중해 의대 설립없이 하버드대 의대와의 협업을 통해 코로나백신 개발 등 의과학기술의 세계적인 성공사례를 만들어 낸 것도 이러한 통찰과 맞물려 있다고 강조했다.

거점국립대 총장들은 정부의 과기의전원 설립 정책을 대신할 새로운 육성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즉 정부의 의사과학자 양성 정책의 패러다임을 새로운 과기의전원 설립이 아닌, 이미 구축돼 있는 의학교육 및 의료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모델이다.

이 대안은 과기특성화대학의 ‘소프트웨어’와 국가거점 국립대학들이 보유한 ‘하드웨어’라는 각자의 강점과 역량을 공동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형태로,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결합된다면 의사과학자 양성 체계의 고도화는 물론 관련 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총장단은 기대했다.

거점국립대 총장들은 협의회 차원에서 논의된 위와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거점 국립대 차원의 공식 정책건의문을 만들어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 국회 및 정부 관계 부처에 전달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부산대(회장교)·서울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 등 10개 국가거점 국립대들의 협의체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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