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실종 사건과 기후위기 신호

수분 매개자 역할 중요 … 해충 위협 등으로 위태

2023-09-18 11:11:53 게재

지난해 꿀벌 집단 실종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했다. 이후 꿀벌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꽃가루(수분) 매개자로의 역할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사진 이의종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의 '수분 및 수분매개체 평가서'에 따르면 수분매개 곤충의 감소 원인 중 하나가 기후변화다. 미국의 경우 1947년 600만개에 달하던 벌통 수는 250만개로 지난 57년간 60% 이상 줄었다.

게다가 기후변화에 따른 꿀벌응애(꿀벌 건강을 위협하는 해충)의 증가 추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미래 기후 환경에서 꿀벌응애 개체군 동태 모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기상청의 미래기후 자료(RCP 4.5 시나리오)를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꿀벌응애 개체군 크기가 약 3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꿀벌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커질수록 생태계도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꿀벌은 세계 주요 100대 농작물 중 71개 작물의 수분을 돕는다.

또한 보존생물학 분야에서 국제적인 저널인 '바이올로지컬 컨져베이션'에 실린 논문(알렌 워델 등 공저)에 따르면 꿀벌은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꿀벌에 의한 수분(가루받이)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식물종이 상당수가 되는 특성상 생태계 전반에 걸쳐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치게 된다. 꿀벌 개체 수 감소로 수분활동이 저하되면서 과일 채소 견과류가 16~23% 정도 줄어 비타민 A·B 결핍 현상을 빚어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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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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