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 기업 경쟁력에도 영향

2023-09-18 11:11:53 게재

환경·사회·투명경영 강화

자연기반해법 중요도 커져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공급망 관리가 필수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생물다양성 관련 금융 지원 등에 나서는 일도 생존을 위해서죠. '자연 관련 재무 공시 기준'이 중요해질수록 자연기반해법(NbS) 역시 무게감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12일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붐이 일면서 기업들이 자연기반해법과 자연 관련 재무 공시 기준을 연계한 대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자연기반해법은 자연의 원칙을 활용해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는 접근법이다.


◆이사회 선임 반대 등 투자자들도 변화 =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생물다양성 △생태계와 생태계 서비스 등으로 공시 분야를 확대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달 안으로 자연 관련 공시인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NFD)' 프레임워크(어떤 일에 대한 판단이나 결정 따위를 위한 틀) 최종안이 발표될 전망이다. 이 기준은 ISSB가 추진하는 통합 ESG 공시 안에 편입된다.

2021년 탄생한 TNFD는 자연에 부정적인 결과를 미칠 수 있는 요인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금융 흐름 전환을 지원하는 게 목표다. TNFD는 기후변화 리스크를 정량적으로 수치화하고 이를 재무적으로 통합하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보다 좀 더 큰 영역에서 위험요인과 기회를 분석한다.

TNFD가 중요시 여기는 자연 변화 요소는 △기후변화 △자원 착취 △육지와 바다의 이용 변화 △오염 △침입성 외래종 등이다. TNFD는 20조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금융기관과 기업, 서비스 제공자를 대표하는 이들로 구성된다. 1100여개 이상 기업 등이 포럼 회원이다.

14일 이사라 네덜란드연금자산운용(APG) 아태지역 책임투자부 이사는 "유럽 호주 일본 등에서는 기업 경영과 전략 수립 시에 생물다양성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검토한다"며 "물론 TNFD 프레임워크에 따라 목표와 전략을 세우는 일은 아직 초기 단계이므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생물다양성은 기후위기처럼 기업들의 주요 의사결정 시 고려사항이라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에서는 생물다양성에 대한 회사 정책이 수립·공개 된다"며 "주주총회에서 생물다양성 정책 수립 및 비전 제시가 없는 회사들의 경우 투자자들이 해당 이사회가 향후 중요한 의사결정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사회 선임에 반대 의견을 내는 일도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 평가 방법 확립 등 해결해야 = 문제는 구체적인 평가 방법이다. ESG 역시 개념적 모호성 등으로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TNFD에서는 의사 결정을 내릴 때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LEAP(Locate Evaluate Assess Prepare)' 접근법을 권고하기는 했다. △자연과의 접점을 발견(Locate) △자연자본 의존도와 영향 진단(Evaluate) 등이다. 하지만 앞으로 논의해야 할 사항들은 더 많은 상황이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의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태스크포스의 주요 내용과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생물다양성 상실과 같은 상황은 지역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고 고려해야 할 생물군계도 다양하고 복잡하기에 수많은 지표와 데이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TCFD 권고안이 자율공시임에도 ESG 공시 차원에서 확대된 것과 마찬가지로 TNFD에 대해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자연기반해법을 이용한 대응책을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지난해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채택된 자연기반해법 정의는 자연 또는 변형된 육상 수상 연안 해양생태계를 △보호 △보전 △복원 △지속가능하게 이용하고 관리하는 행동이다. 도심이나 하천변에 녹색 통로를 만들거나 도시공원 옥상정원 등을 조성하는 일도 자연기반해법에 속한다. 산불 방지 등 대기 중 온실가스를 줄이는 사업도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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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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