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여론조사 트럼프 우세

2023-09-25 10:34:18 게재

WP·ABC 여론조사서 9%p 앞서 … NBC 조사서는 46%로 동률

내년 11월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구도로 좁혀지는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와 주목된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아이오와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베텐도르프에 있는 트리하우스 펍 & 이터리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15~20일 전국의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오차범위 ±3.5%)를 실시해 24일(현지시간)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가상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 바이든 대통령은 42%를 각각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조사보다 바이든 대통령은 2%p 내려가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3%p 올라간 수치다.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의 가상대결에서 두 사람이 초박빙 대결을 거듭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의 의미가 주목된다. 9%p 수준의 지지율 격차는 최근 다른 여론조사에 비해 월등하게 큰 수준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46% 대 48% (폭스뉴스·9월9~12일 조사) △47% 대 46%(퀴니피액대·9월 7~11일) △46% 대 47%(CNN·8월 25~31일) △46% 대 46%(월스트리트저널·8월 24~30일) 등으로 비슷한 수준의 지지를 기록했다.

NBC방송이 지난 15~19일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오차범위 ±3.1%)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46%로 동률을 기록했다. 유독 WP와 ABC방송 여론조사의 격차가 두드러진 셈이다.

이를 의식한 듯 WP는 이번 결과에 대해 "다른 여론조사와 상충하는 결과로 (기 추세에서 벗어난) 이상치(outlier)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고, ABC방송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접전을 보인다는 점에서 (결과를) 면밀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무튼 이번 WP와 ABC방송의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7%에 그쳤다.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인 이른바 '바이드노믹스'를 중심으로 재선 선거 운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응답자의 25%만 미국의 경제 상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식료품 가격(8%만 긍정 평가), 에너지 가격(12%) 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후보 교체 여론도 강하게 드러났다. 민주당 성향 응답자들 가운데 62%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사람을 후보로 내야 한다고 답했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응답자의 58%는 '법에 따라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한 반면 32%만 '정적에 의한 부당한 탄압'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이에 반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화당 내에서 압도적 대세론을 유지하고 있다.

공화당 성향 응답자 가운데 54%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했으며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15%로 큰 격차를 보이며 뒤를 이었다.

공화당 성향 유권자 가운데 54%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선호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다른 사람을 후보로 내야 한다는 답변은 43%에 그쳤다.

한편 제3후보를 포함한 NBC방송의 가상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36%를 기록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39%)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상 대결에서는 자유주의후보 및 중도성향 후보가 각각 5%를, 녹색당 후보가 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NBC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 부정평가는 56%를 기록해 임기 시작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긍정평가는 41%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80세)에 대한 유권자들의 우려(74%)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62%)보다 높게 나왔다. 이른바 '사법리스크'보다 '고령리스크'가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 밖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경선에서 59%의 지지를 받으면서 디샌티스 주지사(16%)를 비롯한 다른 후보를 압도했다. 지난 6월 조사(29% 포인트)와 비교해봐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디샌티스 주지사간 격차는 43% 포인트로 더 크게 벌어졌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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