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친일'·'김행-136억원'·'유인촌-반 K컬처'

민주당 '윤석열정부 인사리스크' 집중타

2023-09-27 10:46:38 게재

인사청문회 통해 지지층 결집 … 강서구청장 보궐 염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장관 인사스타일을 '묻지마 임명'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낙마'시키려는 생각을 버렸다.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낙마'하면 약화될 '인사리스크'가 계속 상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취약한 부분을 집중 부각시켜 지지층과 함께 중도층까지 끌어올릴 생각이다.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신원식, 김행, 유인촌 인사청문회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지지층 결집'과 '외연 확대'의 계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정권심판론'을 부각시키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의 최대 약점을 '인사 리스크'로 보고 있다. 경제, 외교 등은 '문재인정부 탓'으로 돌릴 수 있지만 유일하게 전 정부의 영향으로 덧칠하기 쉽지 않은 게 '인사 리스크'다. 물론 문재인정부의 '조국 리스크'가 살아있기는 하지만 3인방의 연이은 '위법' '탈법' '편법' 의혹이 쏟아지면서 덮어지는 분위기다.

27일 민주당은 이날 신원식 국방부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앞서 신 후보자의 '발언' 등을 들어 '부적격자'로 단정했다. 특히 친일, 친쿠데타 발언이 국군을 지휘하는 '국방부장관'의 자질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강하게 내비쳤다.

◆대한제국이 일제보다 행복했을까" = 박성준 대변인은 신 후보자가 언급한 "대한제국이 존속했다고 해서 일제보다 행복했을까", "일본은 다 사과했다. 이제 잊고 부국강병 교훈을 얻는 게 중요하다" 등을 지목하며 "일본의 침략을 정당화하는 사람에게 대한민국의 국방을 맡기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신 후보자는 "이완용이 비록 매국노였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다"고도 했다. 독립군을 이끈 홍범도 장군의 동상 이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 역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남로당 경력, 백선엽 장군의 친일 행보 등과 맞물려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으로 번질 전망이다. 또 신 후보자는 12.12 사태와 5.16 군사쿠데타 옹호, 문재인 대통령 폄훼 발언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촛불의 거짓선동 집회 때문으로 평가하거나 "반국가세력이 활개를 친다"고도 했다.

신 후보자는 '과거의 발언'이라는 점과 '취지'를 강조하면서 해명에 나섰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학자로서의 의견'과 '국무위원으로서의 의견'의 차이를 강조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유체이탈형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행, 위법" = 민주당 등 야당이 가장 강도높게 '부적격' 의견을 내는 인사는 김행 여성가족부장관후보자다. 2013년 청와대 대변인 당시 24억원이었던 재산이 10년만에 160억원으로 뛴 경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회사주식이 4년 만에 79배나 뛰는 과정에 대한 의혹들이 쏟아져 나왔다.

여당 일각에서도 현행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율사 출신의 김 웅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13년 백지신탁 매각 결정을 내린 소셜뉴스 주식 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에 '주식 파킹' '통정 매매' '공직자 윤리법 위반'이라고 규정했다.

청와대 대변인 시절 대규모 광고 수주, 2015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때 자신이 창업한 소셜홀딩스와 맺은 수의계약 등은 공직자 이해충돌이나 일감 특혜 의혹을 일으켰다. 게다가 민주당 여성위원회는 "2018년 7월 인터넷 매체 위키트리의 경영에 사실상 복귀한 후 올해 3월까지 26건의 임금체불, 총 1200만원을 미지급해 고용노동부로부터 시정 지시를 받았다. 그야말로 '악덕 사업주'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차별적, 반인권적 인식"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청문회도 아깝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본인의 사퇴'와 '윤 대통령의 지명철회'를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야당의 비판들에 "가짜뉴스"라고 규정했다. 그러고는 "폐업하는 회사를 극적으로 5년 후에 79배의 기업가치를 키웠다"며 "성공한 기업인을 범죄자로 보는 것이 맞느냐"고 했다.

◆인사청문회 직후 사전투표 = 다음달 5일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는 유인촌 문화부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이미 '부적격' 의견을 내놓았다. 유 후보자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이미 2017년에 조사가 완료돼 있는 상태다. 문화계에서는 이 블랙리스트가 문화 토양을 저해하면서 결국 K-팝, K-무비 등 K컬처의 활성화를 차단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동했고 앞으로도 반복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모 의원은 "유인촌 후보가 다른 후보들보다 비판의 목소리가 덜 나오는 것은 말을 할 필요조차 없는 인사이기 때문"이라며 "당연히 부적격자"라고 했다.

민주당은 '부적격 3인방'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임명이 강행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로 옮겨 붙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요청서를 제출한 지 20일이 되는 다음달 5일까지 인사청문회를 마친 후 6~7일 사전투표가 예고돼 있다. 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기한에서 추가 요청 할 수 있는데 그동안 1~2일 추가요청 기한을 주던 관례를 볼 때 임명시점이 보궐선거 직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선거는 투표율이 낮아 '지지층 결집'이 최대 승부처로 보고 있다.

민주당으로부터 도덕·정책면에서 모두 낙제점을 받은 이균용 대법원장후보자와 함께 '부적격 3인방'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정권심판 대 정권 지지' 양상으로 가는 상황에서 승패를 가르는 주요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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