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노인 1900만, 판 커진 요양산업
2023-10-11 00:00:01 게재
스마트경로당 ~ 자산관리
'내게 맞는 돌봄' 선택가능
연금 등 노후 경제력 관건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고 있는 우리나라 실버(요양)산업 얘기다. 요양소비자 선택지도 그만큼 넓어질 모양새다. 경제사정과 취향에 따라 내게 맞는 민간 돌봄서비스를 고를 수 있다는 얘기다.
11일 케어닥 등 요양산업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뉴욕타임즈는 최근 국제연합 세계인구 추계자료를 인용해 2050년 한국 65세 이상 고령인구를 1800만명으로 내다봤다.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 2위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통계청은 이보다 100만명 많은 1900만명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고령인구수는 줄잡아 900만명. 노인인구가 30년새 2배 넘게 급증한다는 의미다. 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요양산업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기업들은 고령화사회 진입과 함께 일찌감치 요양산업에 공을 들였다. 주거시설에 직접 입점해 기본적인 건강관리와 생활돌봄, 간병, 장기요양 서비스 등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돌봄서비스 상품을 내놓았다.
최근엔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경로당 전환, 인지능력과 치매예방을 돕는 프로그램, 실버 계층을 위한 건강 위생 제품 전문 숍(매장)까지 나왔을 정도다.
문제는 돈이다. 노후 자금이 넉넉해야 고품질 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역시 공공 돌봄서비스에 만족 못하는 돈 많은 노인을 겨냥 요양상품을 주로 설계한다. 요양산업 플랫폼 케어닥이 롯데호텔과 손을 잡은 이유도 마찬가지다.
케어닥 측은 "두 회사 협업은 초고령화 사회에 노인 주거형태 한계와 돌봄 공급부족 등 인프라 확충 필요성에 대한 공감으로부터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두 곳은 현재 맞춤형 돌봄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주거 형태에 따른 돌봄시스템 구축, 개별 맞춤 돌봄, 건강·생활 돌봄 서비스 개발을 추진중이다. 간병 방문요양 생활돌봄 방문재활운동 등 케어닥 경험치를 호텔식 관리서비스에 접목한다는 발상이다. 신개념 요양호텔인 셈이다.
금융기관 자산관리서비스도 노인층에 초점을 맞추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롯데건설과 손잡고 노인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롯데건설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내 공급 예정인 시니어 레지던스(실버타운) 'VL 르웨스트' 입주자에게 생애 플랜과 자산 보유 형태에 맞는 자산관리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이젠 거주지와 자산 뿐아니라 식품까지 노인 맞춤형이다.
풀무원 생애·생활주기 맞춤식단 구독 서비스가 그렇다. 부드러운 식감과 영양균형, 맛까지 고려한 고령친화우수식품 '7Days 영양진밥'과 '7Days 영양덮밥소스'를 선보였다. 고령친화우수식품은 고령자의 원활한 식사와 영양 보충을 위해 형태와 물성, 성분을 조정해 가공한 식품이다. 노후정신 건강까지 챙기는 상품도 곧 나올 판이다.
에듀테크 기업 '안드레의 바다'와 요양관리 전문브랜드 '우리다움 주간보호센터'는 인지능력과 치매예방을 돕는 '시니어 맞춤형 인지기능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노인 특화매장도 존재한다. 의약·헬스앤뷰티 전문기업 우신라보타치는 50~60대 연령층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50플러스케어 숍'을 열었다. 우신라보타치는 50~60대 실버 계층을 위한 건강 위생 제품을 특별히 기획, 개발해 각종 임상시험 등을 거쳐 이번에 약 10여개 품목을 '50플러스케어 숍'에 선보였다.
또 인공지능 서비스 전문 기업 이스트소프트는 인공지능(AI) 휴먼을 활용해 김해시에 스마트경로당을 구축중이다. 고령인구 거점이자 복지시설인 경로당에 AI 휴먼 기반 비대면 스마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요양산업 외연이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자자체 돌봄사업 활용도 고려할 만 하다. 예컨대 서울시가 추진중인 '손목닥터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 사업 같은 경우다.
이 사업은 19세에서 75세 시민을 상대로 헬스케어(건강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인에게 맞춤형 건강관리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중이다. 손목닥터9988은 이름처럼 스마트워치나 모바일 앱을 통해 운동량 식단 수면정보 같은 건강정보를 수집하고 건강 목표 수립 달성과 건강생활 실천을 독려한다. 맞춤형 건강정보도 제공한다.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지자체가 도와주고 격려해 주는 건강관리사 역할을 한다. 요양IT(정보기술)인 셈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손목닥터 9988사업엔 38만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60%인 22만명은 손목닥터 덕분에 매주 꾸준한 운동을 할 정도로 건강관리를 습관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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