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전담경찰 이번에는 증원 되나
윤 대통령, 학폭 감소 대책으로 검토 지시 … '공무원 정원 동결 기조'가 장애물
정부가 코로나19 종식 이후 다시 증가하는 학교폭력 대책 중 하나로 학교전담경찰관(SPO)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인력 증원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없어 현실성 없는 공염불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SPO 증원을 통한 역할 확대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었지만 현 정부의 '공무원 정원 동결 기조'로 그동안 현실화되지 못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학폭 관련 정부 방침에 대한 질문에 "SPO를 비롯해 학교폭력에 관련 인력 구성을 대폭적으로 바꿔서라도 학교폭력에 대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6일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현장 교사 간담회에서 교육부에 경찰청과 협의해 SPO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부총리는 "(당시 간담회 자리에서) 교사들이 상당히 열렬하게 좋은 반응을 보였다"며 "교육부 차원에서도 SPO를 더 잘 활용하고 또 더 강화시키면 교사의 부담도 덜면서 학교폭력을 해소하는 데 새로운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 배경에는 학교폭력 등으로 SPO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도입 당시 기대했던 것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경찰과 교육계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SPO의 역할 확대를 주문한 만큼 소기의 성과를 위해서는 결국 증원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기대가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학교폭력 증가세로 전환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우택 의원(국민의 힘·청주상당)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의 학교폭력 검거자 수는 1만4436명이었다. 이 중 2368명이 소년부에 송치됐다.
검거자 수와 소년부 송치 인원 모두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수치다. 학교폭력 검거자 수는 2018년 1만3367명에서 2019년 1만3584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면서 2020년 1만1331명, 2021년 1만1968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5월 정상등교가 시작되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범죄 유형별로 보면 지난해 전체의 절반이 넘는 7413명이 폭행·상해로 검거됐다. 성폭력이 3631명, 금품갈취는 1085명, 기타(협박·모욕·명예훼손·강요·재물손괴 등) 2307명이었다.
올해는 지난 8월까지 1만226명이 학교폭력으로 검거돼 1835명이 소년부에 송치됐다.
◆경찰 1명이 12개교 담당 = SPO 제도는 2012년 도입했다. 학교폭력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해지면서 경찰이 학교별로 학교폭력 사안을 전담하겠다는 취지다. SPO는 학교폭력 예방활동, 교육과 피해 학생 보호, 가해학생 선도, 학교폭력위원회 참석 등 업무를 담당한다.
경찰청 등에 따르면 현재 SPO 정원은 1022명이다. 경찰관 한명이 약 12곳 가량을 맡고 있으며 담당 학생 수는 5000여명에 달한다. 여기에 휴직·파견자 등을 포함하면 담당 학교수와 학생 수는 이보다 늘어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교전담경찰관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학폭 사건이 발생해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경찰과 교육현장 안팎에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던 대목이다.
◆윤 대통령 대선 공약 =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시절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경찰관 1명이 학교 2곳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증원을 공약했다. 경찰관 1인당 학생 수는 800명대로 줄여 SPO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청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학교전담경찰관을 5년 간 5000명 규모로 늘리겠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공무원 정원 동결 기조에 막혀 경찰청 방안은 채택되지 않았다. 2021년 말 정원 1122명과 비교하면 오히려 인력이 줄었다.
경찰은 행정안전부에 순차적 증원을 계속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