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문화 공간-갤러리 산수
아티스트와 관람객 간 거리 좁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나는 문화 공간, 110만이나 되는 고양시민들의 문화 갈증을 풀어주기엔 아직 부족하지만 우리 동네 가까운 곳에 이런 공간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어 반갑디. 정발산동 한적한 골목길에 문을 연 ‘갤러리 산수’도 이런 곳 중에 하나. 이곳은 올해 7월 그림과 판화작가로 알려진 김동연씨가 문을 연 곳이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재능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그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파
지난 7월 개관기념전으로 19개국 42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무경계> 전시를 시작으로 재능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갤러리 산수. 이곳의 대표이자 그림과 판화, 일러스트 등 작품 활동에도 매진 중인 김동연씨는 미대를 졸업한 후 미술학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입시 위주의 교육에 회의를 느꼈고 그 후 서울의 한 신문사에 입사해 편집국 미술부 기자로 삽화와 시사만평을 담당했다. 이후 독립하여 님버스(NIMBUS)라는 디자인 회사를 만들어 책 편집과 디자인을 하며 다수의 책을 펴낸 바 있으며 2010년부터 지금까지 쭉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재능은 있지만 자신의 작품을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묻혀 가는 작가들이 늘 안타까웠죠. 최근 미술 작품 하나쯤 집안에 소장하기를 원하는 애호가들이 늘고 있지만 아무래도 그림을 보는 안목은 전문가보다 부족하겠죠. 그러다보니 주위의 평판을 따라 그림을 사게 되는데 그런 문화를 좀 바꿔보고 싶었어요.”
오랜 시간 화가로 활동하다 갤러리스트로서 첫 발걸음을 뗀 김동연 대표는 갤러리를 연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 작은 갤러리 운영이 말처럼 그리 쉽지 않은 현실, 하지만 15년 차 고양시민이기도 한 김 대표는 고양시 그것도 인적이 뜸한 동네 골목길에 갤러리를 오픈했다. 자신이 작가로 활동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잘 알기에 재능은 뛰어나지만 비즈니스에 약한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 가치를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관람자와 수집가의 질문을 가장 잘 아는 갤러리
“그동안 외국 작가들을 만나고 아트페어나 전시회 등을 다니면서 미술품의 가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안목도 생겼죠. 제 생각에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 가격대가 서양 작가들보다 평균적으로 비싸요. 그만큼 외국보다 아직 그림 시장의 저변이 확대되지 않았단 것이지요. 더 쉽게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다면 판매가 원활해지고 적절한 가격을 형성하게 될 텐데요. 작품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는 그림 애호가들이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렵죠.”
김 대표는 이제 우리 미술계에도 유수 아트페어가 열려 해외 작가들이 우리 미술시장으로 들어오고 또 우리 작가들도 해외 아트페어에서 인정을 받는 시대에 자신의 역할을 고민했다고 한다. “미술 작품 하나 소장하고 싶은데 가격 때문에 이런 고민들을 좀 바로 잡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작가들이 공감하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가까이 하기엔 현실적으로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혹은 미술작품은 비싸다는 이들에게 작품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알리는 매개자로써 ‘갤러리 산수’가 버티어내기를 바란다고 웃는 김 대표.
“저는 작가이자 갤러리스트이기도 한 양면적 입장에서 작품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평생 그림을 그린 덕분에, 작가가 이 작품을 얼마나 힘들게 작업했는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는 전문가이기도 하고요. 그 기준으로 작품을 선정합니다. 이곳에 전시한 작가들은 제가 배우고 싶은 분들이 많아요. 일반 애호가들이 작품을 구입할 때는 추천하는 중개인을 신뢰하게 마련인데요. 객관적인 가치를 정직하게 알리는 게 저 같은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10월 7일~10월 31일 이반 루사첵 초대전 <아이들의 정원> 열려
‘갤러리 산수’에서는 현재 이반 루사첵 초대전 <아이들의 정원>이 진행 중(31일까지)이다. 이반 루사첵은 벨로루시에서 태어나 폴란드에서 활동하며 터키 미국 이탈리아 벨기에 독일 중국 스페인 등에서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을 통해 작품을 발표했으며 국제예술 경연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으로 유럽 화단과 유명 컬렉터들에게 가장 주목을 받고 아티스트다. 또 다양한 기법을 구사하는 판화작업뿐 아니라 페인팅, 일러스트, 그래픽, 엑스리브리스(장서표) 등 재료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전 방위적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이반 루사첵의 예술적 창의성은 피라미드로 표현되며, 그 중심에는 형태나 재료가 아니라 무엇보다도 작업의 원천인 섬세하고 독특한 그만의 아이디어가 있다. 아이디어는 재료 선택, 형태 및 향후 작업량을 결정하며 단어, 기호 및 상징들은 그의 작업에 생각의 기초가 된다. 상상력의 극단에서 시적으로 표현되는 단색 동판화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이반 루사첵, 깊어가는 가을 ‘갤러리 산수’에서 독득하고 상상력 풍부한 그의 작품세계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갤러리 산수 위치 고양시 일산동구 산두로 213번길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