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국민공감 위한 변화 숙의 중"
2023-10-16 00:00:01 게재
윤, 보궐 결과에 "변화" 언급
여당·대통령실 개편 수순
메시지 관리 필요성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6일 통화에서 "대국민 소통을 넘어서 국민의 말씀을 경청하고 공감하기 위한 기조 변화를 숙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참모들이 국민께 (정부의) 진심을 전달하고 경청하는 데 충분치 못했다"며 "상상 가능한 모든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대해 "선거 결과에서 교훈을 찾아 차분하고 지혜롭게 변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훈"을 찾아야 한다던 전날까지 발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천을 요구하는 '변화'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 총선 수도권 민심의 가늠자로 평가받던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17%p 차로 대패함에 따라 국정기조에 대한 변화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일단 국민의힘이 당 지도부 임명직 교체 카드를 빼든 가운데 대통령실도 연말까지 총선출마를 결심한 인사들이 대거 빠져나갈 예정이라 인적 개편을 통한 쇄신을 시도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그러나 임기 초부터 쌓인 윤 대통령의 '일방독주' 이미지가 선거에 미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만큼 윤 대통령 본인의 대국민 소통방식에도 변화가 따라야 '화룡점정'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통방식의 변화로 우선 거론되는 것은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의 부활이다. 역대 정권 처음으로 시도됐던 도어스테핑은 윤 대통령 취임 초 '쌍방향 소통'의 상징으로 부각됐으나 빈도 및 메시지 강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이 쏟아진 끝에 지난해 11월 중단됐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도어스테핑을 주1회 정도로 정례화해 메시지 위험을 낮추고 소통 이미지를 강화하는 방안이 회자돼 왔다.
메시지의 내용과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이 '카르텔' '공산주의' '반국가세력' 등 '적'을 만드는 고강도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제기돼 왔다. 기존 지지층을 강화하는 효과는 있지만 부동층을 흡수하는 데는 역효과만 나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가 '대통령 때문에 크게 졌다'는 게 적지 않은 인식"이라며 "이로 인해 불붙은 정권심판 프레임을 벗어날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윤 대통령 본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이재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