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인사청문회로 '보궐선거 후 윤 대통령의 변화' 검증

2023-10-19 10:52:47 게재

'교훈' '변화' 언급 후 헌재소장 후보자에 '동기' 지명

KBS 사장후보는 이동관 후배 … "폭주 스타일 그대로"

"철저한 검증" … 김 행·이균용 이어 추가 낙마 주목

다음달초부터 이어질 인사청문회는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선거 이후 "교훈을 찾아 차분하고 지혜로운 변화를 추진할 것"을 지시했고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고 말한 바 있다.

답변하는 김 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 김 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서울대 정치학과 후배인 박 민 KBS사장과 윤석열 대통령의 동기인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측근 인사행태'의 민낯을 드러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후 대법원장과 대법관 후보자에 이어 총선에 출마할 장관들의 빈 자리 역시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 직전까지 '인사청문회 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균용 후보자와 김 행 여성가족부 장관 '낙마'로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참사'를 드러냈다고 판단한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전까지 줄지어 있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내리겠다는 복안을 감추지 않고 있다.

18일 민주당은 이종석 헌재소장 후보자 지명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서울대 법대 동기인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며 "대통령 친구의 절친이라는 이유로 부적격자(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를 사법부 수장으로 지명하고 이번에는 아예 대학교 같은 과 동기 친구를 헌재 소장으로 지명하다니, 공사 구분이 되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 인연에 더해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소추 사건의 주심을 맡아 기각을 결정한 것에 대한 보은이냐"며 "철저한 검증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도 법대 동기" = 홍익표 원내대표는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인사에 있어 국민의 신뢰를 얻고 사법부의 권위를 지킬 수 있는 인물을 추천하면 인준에 적극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사법부 독립을 지킬 수 있는 인물 △국민 눈높이에 맞는 도덕성을 갖춘 인물 △사법부의 수장으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갖춘 인물 등의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의 진정어린 조언을 경청해 깨끗하고 역량 있는 인사를 추천하기 바란다"고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헌재소장에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서울대 법대 동기인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며 "논란을 무릅쓰고 윤 대통령은 또다시 친구의 손을 잡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총선을 불과 9개월 앞두고 외부인사인 법대 동기 김용빈 전 사법연수원장을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에 임명해 논란을 자초했고 민주평통 사무처장에도 법대 동기 석동현을 앉힌 바 있다"며 "국가 요직에 대통령의 개인 친분을 우선하는 인사가 윤 대통령 인사의 특징이냐"고 했다.

◆"박 민 후보는 막역, 절친 외 내세울 게 있느냐" = KBS 박 민 사장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 정책'과 '가짜뉴스 이념전쟁'에 대한 진검승부와 함께 박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신상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막역하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절친한 선후배라는 것 말고 박 민 KBS사장 후보가 내세울 것이 있느냐"며 "대통령이 사적 친분으로 인사를 하고 정략적 목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으니 국민의 분노가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박 민은 KBS 서기석 이사장의 주도 하에 불법적 절차에 의해 임명제청된 자로서 사장 선임 자체가 원천적으로 무효"라며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할 일은 박 민 씨의 KBS 사장 내정을 즉시 철회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고 최고위원은 "KBS 사장 추천 과정에서 위법한 사실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KBS 사장에 대해 국감장에서 치열한 질의가 이어지던 시각, 윤 대통령은 보란 듯이 박 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재가했다"며 "야당이 무슨 지적을 하든, 절차에 하자가 있든 개의치 않고 인사 폭주를 하는 스타일은 역시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내년 12월, 1월에도 청문회 예고 = 앞으로도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대기돼 있다. 공석인 대법원장 후보자와 함께 대법관들이 줄이어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안철상, 민유숙 대법관의 임기가 내년 1월 1일에 끝난다. 올 12월에는 두 대법관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이뤄져야 한다.

내년 1월 11일까지 사퇴해야 하는 장관들의 퇴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 진 외교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등의 출마나 사퇴 가능성이 회자되고 있다.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통해 국민께서 불통의 독주를 멈추라고 분명히 경고했는데도 기어코 민의에 정면 도전하겠다니 기가 막힌다"며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대패 이후 브레이크를 밟으라고 했더니 엑셀을 밟았다"고 평가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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