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사 토지·분양관리 수탁고 감소

2023-10-26 11:05:50 게재

작년 말 이후 신규 수주 급감

신탁계정 대여금 부실화 위험

부동산신탁사들의 토지신탁과 분양관리신탁 수탁고가 감소했다. 부동산 분양경기 약화와 금리상승에 따른 차입형 개발신탁의 사업성 악화로 신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장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고금리와 공사원가 상승 영향에 착공과 분양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미분양이 늘고, 개발사업이 주춤하면서 부동산신탁업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신탁계정 대여금 부실화 위험이 확대되면서 자금 회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 14개 부동산전업신탁사의 수탁고는 398조3239억원으로 작년 말 391조9931억원보다 1.62% 소폭 늘었다. 이 기간 비토지신탁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담보신탁 수탁고가 274조1477억원에서 284조4151억원으로 3.75% 증가한 영향이다.

하지만 개발 사업을 중심으로 한 '토지신탁'과 '분양관리신탁'은 각각 3.13%, 3.44% 감소했다. 관리신탁은 24.43% 급감했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미분양이 늘고, 개발사업이 주춤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고금리로 자금 수혈이 어렵거나 건물을 지어도 팔리지 않는 부실 사업장이 늘어났다.

부동산신탁사들의 수주액도 작년 하반기 이후 급감했다. 부동산 분양경기 약화와 금리상승에 따른 차입형 개발신탁의 사업성 악화로 신규 사업장이 감소하고, 신탁사 내부적으로 심의를 강화하며 차입형 개발신탁의 신규수주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오지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부동산신탁업은 부동산 경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주요 리스크 요인은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신규 수주 및 수익창출력 감소와 △미분양, 준공 지연 리스크 상승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차입형 개발신탁 및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은 모두 영업 및 재무위험이 상승했다. 차입형 개발신탁의 경우 공사대금 등 사업비를 고유자금으로 먼저 투입하고, 분양이 진행됨에 따라 신탁계정대를 회수하고 있다. 때문에 조달위험뿐만 아니라 분양위험에도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개발신탁에 참여한 시공사가 부도·파산선고를 받거나 공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분양률이 저조한 경우엔 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워 차입형 개발신탁 사업장에 투입된 신탁계정대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신규수주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입형 개발신탁 사업장은 주로 지방에 위치한 주거용 부동산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런데 지방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고 있어 신탁계정대 투입 확대 부담과 이에 따른 차입부채 증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 연구원은 "지방 부동산이 수도권 등에 비해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을 고려하면, 기수주 사업장의 경우 신탁계정 대여금 부실화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의 경우 자본대비 우발부채 부담이 큰 데다 공사비 상승과 시공사 부실 위험 증가로 우발위험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PF 부실에 커지는 제2금융권 위기" 연재기사]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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