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환율따라 출렁이는 국가별 명목 국민총소득
미국·유럽과 격차 커져
작년 유럽 고물가 영향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달러 대비 환율이 요동치면서 각국 국민소득도 출렁이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10% 가까이 상승하면서 명목 국내총생산(GDP)과 명목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크게 올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세계은행(WB)의 각국 1인당 명목GNI 산출방식(아틀라스 산출법)에 따라 최근 3년간 평균 시장환율을 적용한 결과, 우리나라는 지난해 3만5990달러로 나타났다. 2020년(3만3040달러)과 2021년(3만5110달러)보다 소폭 증가했다.
미국은 지난해 7만6370달러로 2020년(6만4650달러)에 비해 18.1%나 급증했다. 미국의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8.0%)과 실질 경제성장률(1.9%)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특히 2021년 전년 대비 5.9%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유럽 각국도 높은 물가상승률과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면서 명목 GDP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예컨대 이탈리아의 경우 2020년 마이너스 9.0% 역성장에서 2021년(8.3%)과 2022년(3.7%) 높은 성장률을 보여 명목GDP가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8.2%에 달해 전체 경제규모가 빠르게 커졌다.
달러 환산 명목 GDP의 경우 환율도 크게 작용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291.95원으로 전년도(1144.42원)에 비해 12.89% 상승했다. 그만큼 원화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유럽 각국이 사용하는 유로화는 지난해 대달러 환율이 10.97% 상승에 그쳤다.
이처럼 각국 물가와 환율의 변동성에 따라 크게 움직이는 명목GDP와 1인당 명목GNI 규모는 한 때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G7 국가중 한국과 가장 격차가 작았던 이탈리아와 차이도 다시 커졌다. 이탈리아의 지난해 1인당 명목GNI는 3만7700달러로 우리나라보다 1710달러 많았다. 앞서 2020년의 경우 한국(3만3040달러)이 이탈리아(3만2430달러)에 비해 610달러 웃돌아 역사상 처음으로 1인당 GNI가 선진국의 특정 국가를 넘어섰다. 하지만 2021년(1020달러)과 2022년(1710달러) 2년 연속 이탈리아에 명목 1인당 GNI는 다시 역전됐다.
한편 올해 한국이 다시 이탈리아를 추월할 수 있을지는 성장률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환율과 물가가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이달 27일까지 평균 유로·달러 환율은 1.061달러이다. 지난해 연평균(1.053달러)보다 0.78% 올랐다. 그만큼 유로화 가치가 달러 기준으로 작년보다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원·달러 환율은 올해 약 1.57% 추가로 상승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해 달러로 국민소득을 환산할 경우 우리나라가 더 손해를 보는 셈이다. 일본도 엔·달러가 크게 상승해 명목GNI에서 손해보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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