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곁으로 200회, 7000명과 현장 토론

2023-11-02 11:06:58 게재

중랑구 대표 소통창구 '중랑마실'

매달 3회 이상 개최 … 6년째 지속

"겨울철 도로를 다닐 때면 넘어지는 사람도 많아 늘 불안한 마음이었습니다. 어느날 새롭게 바뀐 보도를 보니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어린이집 앞 횡단보도를 건너다 깜짝 놀랐어요. 지난 여름 건의했던 내용이 모두 해결돼 있었어요."
류경기 중랑구청장이 1일 신현중학교에서 학교 관계자, 학부모 등이 참여한 가운데 200회 중랑마실을 진행했다. 사진 중랑구 제공


서울 중랑구 주민 ㄱ씨와 ㄴ씨는 동네 변화를 이끌어낸 계기로 '중랑마실'을 꼽는다. 학부모 ㄷ씨는 "중랑마실은 해결사"라고 단언한다. 주민들은 "중랑마실을 통해 많은 변화가 이뤄져 참 좋다"며 "살맛나는 동네가 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2일 중랑구에 따르면 주민들 삶의 현장에서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행정에 반영하기 위해 지난 2018년 10월 시작한 중랑마실이 200회를 맞았다. 중랑마실은 주민들이 불편을 느끼는 현장에 류경기 구청장과 관련 부서 간부·담당자들이 찾아가 살피고 주민들과 토론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중랑구 대표 소통창구다.

'소통과 참여 협치'를 앞세운 류 구청장이 당시 매달 한두차례 중랑마실을 약속했는데 벌써 만 5년을 넘겼다. 매달 3회 이상 구청장과 주민들이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했고 1일 상봉동 신현중학교에서 열린 200회 마실까지 7000명 가까이 현장 토론에 참여했다.

학교를 비롯해 시장 골목 등 다양한 공간이 소통과 토론의 장으로 탈바꿈했다. 복지와 도시 분야 마실이 각각 37회와 36회로 가장 많고 경제와 행정 교육이 34회와 33회 32회로 뒤를 잇는다. 총 1028건 건의사항이 접수됐는데 처리율은 87.2%에 달한다. 모든 건의사항과 처리 결과는 구 공식 누리집에 공개, 주민들과 공유한다. 구는 "주민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행정 책임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교육환경 개선 분야에서 가장 큰 성과를 냈다. 25개 학교 학부모들과 만나 의견을 수렴했고 각종 시설 보수, 도서관 신설 등 결실을 맺었다. 특히 전국 대회를 휩쓰는 초등 배구선수들이 졸업한 뒤 다른 시도로 떠나야 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19년 6월 교육청과 학교, 지역 국회의원까지 머리를 맞댄 사례는 아직까지 학부모들에게 회자된다. 그해 가을 중랑구에 첫 중학교 배구부가 창단됐다.

지난 봄과 여름에는 면목천변과 면목유수지에 노년층 주민들을 위한 쉼터를 잇달아 설치했다. 오래 전부터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여가시간을 보내는 곳이었는데 가설건축물 대신 냉난방기와 바둑판 등을 겸비한 쉼터로 탈바꿈시켰다.

상봉동 먹자골목과 사가정 젊음의 거리, 태릉시장 특화거리도 중랑마실 결과물이다. 중랑구 관계자는 "자영업자 창업청년 패션봉제업체 등 다양한 경제주체들 어려움을 듣고 행정에 반영,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망우역 방음벽 설치 등 주민들이 오랫동안 목소리를 내왔던 장기 숙원사항을 해결하는데도 중랑마실이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중랑구는 주민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위해 중랑마실 이외에도 다양한 창구를 운영 중이다. 매주 수요일 구청장과 주민들이 지역 곳곳을 청소하는 골목청소도 140회나 됐다. 신속한 민원처리를 위해 지난해 신설한 구청장 직통 문자도 주민들 호응이 크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중랑마실은 한가지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깊이 있는 소통의 장"이라며 "현장에서 직접 목소리를 듣고 배워야 주민 삶을 바꾸는 정책이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류 구청장은 "주민이 있는 곳 어디든 찾아가 문제점을 직접 보고 들으며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지역 발전을 이끌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김진명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