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현호 경기 의왕시의원

"대장동 비판한 당의 논리로 개발사업 문제제기 했을 뿐"

2023-11-14 10:44:56 게재

당론과 소신 달라 탈당

"국민의힘이 개발사업에서 수천억원의 이익을 민간업자들이 가져간 대장동사업을 비판했던 것과 같은 논리로 의왕시 개발사업의 문제를 제기했는데 당론으로 이를 막는 것을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박현호(사진) 의왕시의원은 13일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국민의힘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하루 전날 국민의힘 의왕·과천당협이 의왕시의 오매기지구 개발 관련 '의왕도시공사 자본금 출자 동의안' 가결을 당론으로 정한 것에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이 민관합동개발방식으로 추진된 대장동 사업의 핵심 문제로 지적한 것이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를 통해 막대한 개발이익을 민간업자 몇명이 독식했다는 것인데 오매기지구 역시 같은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해 문제를 제기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시와 도시공사가 애초 PFV와 부동산개발을 위한 SPC(특수목적법인) 설립 방식만 검토해왔는데 그 외에 공영개발이나 환지방식, 리츠방식 등 여러방법이 있다"며 "이를 충분히 검토해 주민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들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당계를 낸 3일 임시회에서 반대표를 던져 '의왕도시공사 자본금 현금출자 동의안'은 부결됐다. 의왕시의회는 국민의힘 4석, 더불어민주당 3석이었는데 박 의원의 탈당으로 3대 3대 1(무소속) 구도가 됐다. 당시 민주당 의원 3명도 250억원이나 되는 큰 사업을 불과 일주일 전에 통보해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고 부동산경기 침체상황에서 추가 PF사업의 위험성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오매기지구 개발사업은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개발제한구역인 오전동 일원 44만8038㎡ 부지에 공동주택과 공원·녹지·도시지원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박 의원은 "땅을 수용해 민관합동개발방식으로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은 국민의힘에서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여러가지 특혜와 불법적인 부분이 드러나 검찰이 수사까지 하고 있다"며 "그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문제 제기를 하는데 같은당 시장이 추진하는 일이니 그냥 넘어가자는 식이면 안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자유와 공정, 합리·능력주의 등 국민의힘의 가치를 사랑하지만 여러 압력에 의해 양심에 반하는 선택을 요구받는 일이 반복됐다"며 "무소속으로 남아 출마할 때 약속한 것처럼 시민의 상식과 일치하는 의정활동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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