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 논란
권력 '앞잡이' 노릇 공관위원장 실패 반복, '나라님' 발언 인요한은?
실세가 앉힌 역대 공관위원장, 실세 '뜻'만 좇다가 공천 실패
성공 평가 김문수, 대표 불출마 관철 … 대표, 공천 간섭 안해
인요한 '윤심' 눈치본다는 비판 들어 … 윤핵관, 불출마 거부
◆"정당사상 가장 깨끗한 공천" = 인 혁신위원장이 요구한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총선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핵심자리다. 인 혁신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윤핵관, 영남 중진의원들이 '불출마·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하자, 자신이 공관위원장을 맡아 낙천시키거나 험지로 보내버리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원장에게 부여된 '칼'을 제대로 휘두르겠다는 얘기다. 역대 공관위원장들은 어땠을까.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자리인만큼 역대 공관위원장에는 대통령이나 당 대표 등 실세가 지목하는 인물이 발탁됐다. 태생적으로 실세 '입김'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웠던 셈이다.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주류 친이가 내세운 안강민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은 '친박 학살' 공천을 단행했다. 친이 뜻을 대변한 안 위원장이 친박을 집중적으로 낙천시키자, 친박인사들이 친박연대·친박무소속으로 맞대응하면서 각각 14석과 12석을 얻었다. 압승을 기대했던 한나라당은 공천 잡음으로 인해 간신히 과반(153석)을 넘겼다.
2016년 총선에서 주류 친박이 앞세운 이한구 새누리당 공직후보추천위원장은 '진박(진짜 친박) 공천'을 주도하다가 파행을 빚었다. 김무성 대표의 '옥새 파동'까지 터지면서 민심은 여당에 등돌렸다. 새누리당은 122석으로 과반은커녕 원내2당으로 밀려났다.
역대 공관위원장 중 거의 유일하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건 2004년 김문수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 정도다. 김 위원장의 성공은 김 위원장 본인의 '공정공천 의지'와 최병렬 대표의 '공천 불개입' '자기희생'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돈 공천' 의혹을 봉쇄하기 위해 공천 심사내내 여관에서 지냈다고 한다. 최 대표는 공심위 활동에 개입하지 않았다. '차떼기 파동' '탄핵 역풍'으로 총선 참패가 우려되자, 김 위원장은 최 대표에게 불출마를 요청했고, 최 대표는 기꺼이 불출마를 수용했다. 대표직까지 내려놨다. 이 덕분에 박근혜 대표가 등장해 '천막당사 바람'을 일으키면서 참패를 모면했다.
◆"권력을 좇아 만세나 부를 줄 아는…" =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을 맡는다면 '성공한 공천'을 할 수 있을까. 인 위원장은 공관위원장이 된다면 당 지도부와 윤핵관, 영남 중진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감행하겠다는 의지다. '제2의 김문수'에 대한 기대가 나오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금껏 인 혁신위원장이 보여준 행보는 '소신 공천'에 대한 의구심이 들게 한다는 지적이다. 인 혁신위원장은 여권의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 '수직적 당정관계'는 지금껏 모르척했다. 혁신의 불똥이 용산을 향할까 조심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인 혁신위원장은 "대통령은 나라님" "(윤 대통령측에서) 지금 하고 있는 임무를 소신껏 끝까지 다 해달라는 신호가 왔다"고 말하는 등 '윤심' 눈치를 살피는 게 역력했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30일 "당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출범한 혁신위가 건강한 당정관계 정립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채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며 "권력을 좇아 만세나 부를 줄 아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국민의힘에는 '제2의 최병렬' 같은 실세도 보이지 않는다. 최병렬 대표처럼 당의 혁신공천을 위해 불출마와 대표직 사퇴를 결단하는 실세가 없다는 것. 만의 하나 인 혁신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을 맡더라도 실세들이 호응해주지 않는다면 '제2의 김문수'가 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