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혜택 3만원 받아가세요"
2023-12-15 10:59:15 게재
연말정산 앞둔 직장인들
고향사랑기부 혜택 관심
휴대전화로 이런 문자를 받는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스팸 메시지나 피싱 사기로 오해할지 모른다. '환급금 찾아가라'는 메시지가 스팸·피싱 단골 메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향사랑기부제 참여를 권하는 메시지라면 이는 엄연한 사실이다.
고향사랑기부와 답례품은 연말 직장인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필수 제도다.
15일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연말정산 시기를 앞두고 고향사랑기부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지난 6일 기준 모금액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연말 기부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모금액도 가파르게 늘어났다. 전북도 역시 12일까지 모금액이 57억원에 달했다. 모금액 차이는 있지만 다른 지자체들도 고향사랑기부금 모금에서 연말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답례품으로 겨울 특산물을 준비한 지자체들은 더 신이 났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기부실적이 제철 답례품 덕분에 급증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지자체가 경북 포항이다. 포항시의 경우 지난 10월까지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은 포항사랑상품권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11월 이후에는 과메기를 답례품으로 신청한 기부자가 전체의 40.5%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과메기 철이 되자 10만원을 기부하고 3만원 상당의 과메기 답례품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린 탓이다. 여기에 포항시가 연말특수를 노리고 과메기 세트에 소주 1병을 덤으로 주는 이벤트까지 마련하면서 한때 고향사랑e음 시스템이 지연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과메기 외에도 제주 감귤, 논산 딸기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연말 기부자가 몰리는 이유는 연말정산 때문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10만원을 기부하면 전액 환급해줄 뿐 아니라 3만원 상당의 답례품도 제공한다. 정치후원금이 전액 환급만 해주는 것과 비교하면 3만원을 덤으로 얻는 셈이다.
게다가 기부금은 지자체 주민들의 복리증진, 더 나아가 재정자립에도 도움이 된다. 또 답례품을 생산하는 주민들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하는 등 1석 3조 효과가 있다.
지자체와 학계에서는 고향사랑기부금 규모가 정부 목표액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우리나라 근로소득자가 2000만명에 이르는데, 이들 중 절반만 기부해도 전체 모금 규모가 1조원에 달한다"며 "지금은 제도 시행 첫해라 홍보가 부족하고 기부 절차도 복합하지만 이런 문제가 해소되면 기부금은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자신의 주소지 이외의 지자체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기부금을 주민복리증진 등에 사용하고 기부자에게 답례품과 세제 혜택을 주는 기부 제도다. 개인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지방자치단체 재정을 확충하는 것이 목적이다. 10만원까지는 전액공제, 그 이상은 16.5%를 공제해준다. 개인별 기부 한도액은 500만원이다. 답례품은 기부금의 30% 범위에서 기부자가 선택할 수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연말이 되면서 고향사랑e음 접속자가 평소보다 10배 이상 많아졌다"며 "국민들이 고향사랑기부제 혜택을 놓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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