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송재욱 한양대 산업공학과 교수

"보건 관련 데이터 체계화로 활용도 높여야"

2023-12-26 11:13:02 게재

송재욱 교수는 원래 금융 산업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다. 최적화, 경제물리학, 확률모형, 기계학습 등이 연구 분야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보건 분야는 처음이라 과업을 파악하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결과물을 도출한 것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는 건강수명과 보건지표 간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모형을 연구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개발 과정을 간단히 설명한다면?

과거 20년 동안의 국내외 건강수명 관련 문헌 조사부터 시작했다. 건강수명 산출 방법과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정리하고 이를 국내 보건 데이터베이스와 매칭해 사용가능한 데이터를 모았다. 건강수명 시뮬레이터의 목적은 경북 시군구 단위 보건소의 연간 계획수립 지원이다. 목적에 부합하는 정책과 비정책 요인을 정의하고 수집하는 데 매우 긴 시간이 걸렸다.

이후에는 기계학습 방법론을 적용해 가장 적합한 알고리즘에 대한 평가를 거쳐 시뮬레이터를 제작했다. 시뮬레이터는 실사용자인 보건소 직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최종 수정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그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이번 과제는 분야도 생소하지만 목적을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그라운드 제로'에서 시작해야 했다. 특히 관련 데이터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많았다. 보건 지표는 정의에 따라 여러 기준이 존재하거나 여러 가지 함의를 동시에 내포할 수 있다.

하지만 각 지표 산출을 위해 요구되는 데이터 또한 원천정보가 산발적으로 관리되거나 때로는 연구자가 접근하기 불가능한 경우도 존재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시뮬레이터를 건강수명 정책에 적용했을 때 어떤 효과를 볼 수 있나?

건강수명과 관련된 각종 지표들의 변화가 건강수명의 증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게 사업 취지의 하나였다. 시뮬레이터에서는 각 시군구 건강수명 증대를 위한 지역 맞춤형 최우선 지표와 함께 지표의 수치적 개선에 따른 건강수명의 예상 증감을 테스트해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보건 담당자가 직접 시나리오를 분석해 개선이 필요한 보건 지표의 우선순위와 목표치를 세울 수 있다.

또 정책 평가 시 인구 감소나 청년 인구의 순유출과 같은 수정 불가능한 비정책 지표 변화에 따른 불이익을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보건복지부 등 중앙 부처와의 협의와 협업, 경북도의 사업 성과에 대한 평가 작업이 필요하다. 아직 우리 사회는 '지방 주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전국적인 단위의 정책과 더불어 지역 단위의 실천을 함께 고민해야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연구의 한계점도 있다.

먼저 특정 연도의 보건지표가 모두 다음 해에 확보된다. 그래서 건강정책 계획을 세우는 데 시차가 존재할 수 있지만 매년 데이터 확보가 끝나는 대로 모형을 업데이트해 경북도청에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모형은 시뮬레이터에 초점이 맞추어져 건강수명과 보건 지표 간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앞으로 인과추론을 위한 기계학습을 도입해 후속 연구를 수행해 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 공인 건강수명 자료가 시군구 단위로 제공되었으면 한다. 현재 시뮬레이터에서 제공되는 두 가지의 건강수명 수치가 아닌 하나의 공인된 건강수명 수치로 일원화된다면 발맞춰 알고리즘과 시뮬레이터를 바로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구현을 마쳐둔 상태다.

최세호 기자 · 조진경 리포터 jinjing87@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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