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초대석 - 김돈곤 충남 청양군수
"청양 정주여건 바뀌고 있어요"
작지만 강한 군 지향 … 5만 자족도시 기반 조성
지난 22일 만난 김돈곤(사진) 충남 청양군수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청양군은 내년을 '인구 5만 자족도시 기반 조성'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청양군은 인구 3만여명으로 충남 15개 시·군 가운데 가장 작은 기초지방자치단체다. 지방소멸 이야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고 소개되는 곳으로 산골이라는 이미지가 크게 다가오는 지역이다.
그렇다고 청양군이 지방소멸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청양군은 내년에 서부내륙고속도로(경기 평택∼전북 익산) 개통을 앞두고 있다. 김돈곤 군수는 "고속도로 나들목이 청양읍 인근에 위치한다"며 "이제 서울에서 1시간대면 청양에 올 수 있다"고 소개한다.
청양군은 최근 충남도와 함께 전국 최대 파크골프장 건설을 선언했다. 1971년 폐광 이후 50여년 동안 방치했던 남양면 구룡리 '구봉광산' 부지에 108홀 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고속도로에서 5분 거리로 내년 7월 착공 예정이다. 김 군수는 "다른 파크골프장과 달리 산악형으로 연간 40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파크골프장만이 아니라 골프텔 식당 카페 연습장 등을 갖춘, 머무는 복합시설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골이라는 약점이 강점으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청양에 위치한 충남도립대와는 청년 스마트팜 클러스터 조성에 나선다. 충남도립대엔 내년 스마트팜학과가 처음 생긴다. 김 군수는 "대학 인근 땅을 매입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이곳에서 경험을 쌓아 자연스럽게 청양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양군은 중복투자 우려에 따라 청양만의 특별한 품목들도 모색하고 있다.
김돈곤 군수는 "인구정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주거 일자리 문화 의료서비스 등 다양한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성과는 의료서비스다. 김 군수는 "5년 전 취임 당시 의료원에 1명도 없던 전문의가 지금은 7명으로 늘었고 의료장비 교체에도 25억원을 투입했다"며 "이 같은 노력으로 암검진 수검율 평가에서 취임 당시 전국 250위, 충남 15위이었던 순위가 지난해 각각 3위, 1위로 올라섰다"고 소개했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올해부터 시작된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실정이다. 청양군처럼 작은 지자체에겐 더욱 가혹한 현실이다.
김돈곤 군수는 "올해 299억원이 줄었고 내년엔 309억원의 교부세 감소를 예상한다"며 "대규모 신규사업은 중단하고 관광·환경 분야 등은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군수는 "일단 내년엔 지방안정화재정기금으로 버티겠지만 내후년까지 이어진다면 지방채 발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양군은 올해 여름 일부 제방이 무너지는 등 극심한 수해를 입었다. 청양군은 타 시·군에 앞서 중앙정부에 보조율 상향, 단가 인상, 시설장비 지원 등 개선책을 요구해 관철시키기도 했다. 김돈곤 군수는 "다시 수해를 입지 않기 위해 제방 보강, 양수장 기능보강, 중앙배수로 정비 등에 집중하고 있다"며 "5개년 계획으로 내년부터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