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법 막고 야당 공격하고 … 실체 드러나는 '한동훈 문법'
오늘 '김건희 특검법' 표결, "총선용 악법" 반대 … 찬성 여론 배치
연일 대야공세 "검사 사칭한 분" "나라 망쳐" … 협치 가능성 닫아
'여의도 문법' 비판한 한 위원장, 정쟁 일삼는 '여의도 정치' 되풀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연이틀 '김건희 특검법'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을 겨냥해서는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여의도 문법'을 쓰지 않겠다던 한 위원장이 '특검 저지' '대야 공격'을 '한동훈 문법'의 중심에 둔 것이다. 민심을 두려워하지 않고, 극단적인 대치를 일삼는 '여의도 문법'과 "다를 게 뭐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취임 이틀째인 27일에도 '특검 저지'와 '대야 공세'에 집중했다. 한 위원장은 '김건희 특검법' 표결을 하루 앞둔 이날 "총선용 악법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총선 시기인) 4월 8, 9, 10일에도 계속 생중계한다는 거 아닌가. 총선을 그렇게 치르겠다는 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고, 국민 선택권 침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은 '총선용'인만큼 결사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용산 대통령실 뜻과 다를 바 없다.
한 위원장의 입장은 "총선을 앞두고 특검을 실시하면 판세에 불리하다"는 여권의 우려와 맞물리지만, '김건희 특검법'을 찬성하는 여론에는 배치된다. 여론은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소위 명품백 논란 이후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한 위원장이 이런 우려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은 채 특검법 막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면 "한동훈 문법은 다른 게 뭐냐"는 반박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여권 일각에서도 한 위원장이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하는 민심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특검법 수정안 △특별감찰관 임명 △제2부속실 설치 △명품백 신속한 수사 등 특검법 대안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위원장은 연이틀 야당을 겨냥한 공격 수위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검사를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검사도 아니고 검사 사칭한 분을 절대존엄으로 모시는지 묻고 싶다"며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과거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한 위원장은 전날에도 "중대범죄가 법에 따라 처벌받는 걸 막는게 지상 목표인 다수당이, 더욱 폭주하면서 이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 전체주의와 결탁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야권을 맹비판했다.
한 위원장의 대야 공격은 '검사 한동훈' 시절과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읽힌다. '부패 야당'을 정조준했던 '검사 한동훈'이 정치인으로 변신했지만 여전히 '야당 공격수'를 자처하는 것이다. 한 위원장이 연일 야당을 성토하면서 한 위원장이 윤석열정권 들어 실종된 협치를 복원할 것이란 실낱같은 기대도 더이상 하기 어렵게 됐다. 대결과 분열의 '여의도 정치'가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한 위원장이 '여의도 문법'에서 벗어난 정치를 통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으로 지지층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던 여권에서도 회의론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위원장이 여론이 지지하는 '김건희 특검법'을 막는데 급급하고 '대야 공세'를 통해 협치 가능성을 원천봉쇄하는 건 '여의도 문법'을 되풀이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여권 인사는 27일 "한 위원장이 '총선용 특검법'은 어쩔 수 없이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현안에서는 '여의도 문법'을 벗어나는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중수청 유권자의 마음을 살 수 있다. 중수청의 마음을 못 잡으면 총선은 해보나마나다. 하지만 한 위원장의 지금까지 모습은 '여의도 문법'과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