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회
'정치란 무엇인가' 시리즈, 정치 본질 들여다본 좋은 기획
아세안에 관심 좋지만 '현장' 기사 더 있어야
의사정원확대·모병제 등 '뜨거운 감자' 적극 다뤄야
내일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내일신문사 4층 회의실에서 12월 정기회의를 열었다. 독자권익위원들은 총선을 앞둔 정치의 계절을 맞아 정치의 본질을 들여다본 '정치란 무엇인가' 시리즈를 좋은 기획기사로 꼽았다. 거대 양당들의 정쟁, 당 내부의 권력투쟁을 넘어서서 정치개혁 측면에서 정치를 들여다보는 기사가 이어지길 바라는 뜻으로 읽혔다.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심도 깊은 취재 아쉬워
정세용 = 12월 15일자 8면에 특별기고(아세안의 핵심 가치는 헌장 1조 '아세안 중심성')가 실렸는데 미일중을 넘어 유럽 아세안 등에 대한 특별기고를 꾸준히 와이드하게 싣고 있는 것은 평가할 만하다. 여러 다양한 지역에 대한 칼럼은 독자들에게도 좋은 정보서비스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같은 날 23면. 내일시론(위기의 보수 비상구는 있나). 위기의 진원지가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지적 정확한 것 같다.
12월 6일자 '다극화 세계흐름 외면한 뺄셈외교' 7일자 '내년부터 소줏값 내리려나' 12일자 '미국 금융시장의 두 얼굴', 13일자 '잘 나가던 배터리산업 제동 걸리나', 14일자 'ASML 반도체동맹의 이면' 등 일련의 내일시론은 긴 사설 형태로 다양한 주제를 심도 있게 짚었다고 생각한다.
정치 기사 중에선 12일자 3면에 '타이밍 놓친 용퇴 감동이 없다', 29일자 2면에 '명분·실리' 갈림길에 선 민주당 기사가 눈에 띄었다. 한 군데 오래 출입한 전문기자가 현장에서 좋은 기사를 써내고 있다.
아쉬운 점은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관련해 모든 언론이 정부의 이야기만 듣고 마치 역전 가능하다는 듯 썼고 내일신문도 예외가 아니었다. 꼼꼼한 외신 체크, 심도 있는 취재가 있었다면 차별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환경 '전문성' 높아, '에너지 효율' 큰 과제
임성진 = 지금 보수도 진보도 정치권이 다 엉망진창인 상황인데 그나마 내일신문은 양쪽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 같다. 자꾸만 분열 프레임으로 정치 기사를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민주주의라는 게 민주성 다양성 합의 공정성 등이 핵심인데 진정한 정치개혁이란 무엇인지 하는 차원에서 정치 기사를 다뤘으면 한다.
또 중요한 것이 전쟁과 평화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좋은 전쟁도 나쁜 평화도 없다'는 칼럼은 굉장히 시의적절하고 좋은 글이었다. 지금이라도 전쟁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고 평화를 찾으려면 어떤 접근을 해야 하는지를 찾아야 한다. 한국도 굉장히 극단적으로 가고 있는데 다른 나라 전쟁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제일 칭찬하고 싶은 분야는 환경 관련 기사다. 전문성이 높다. 내년부터 NDC(온실가스 감축 목표) 평가에 들어가는데 굉장히 힘들어질 수 있다.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늘리는 것이 큰 과제인데 짚어봐주기 바란다. 일전에 에너지 효율 관련 좌담회 기사가 실렸는데 우리는 독일보다 산업 사이즈가 적은데도 에너지 소비량이 더 많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고 절약하는 시스템으로 가져가지 않으면 정말 심각하게 어두운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의료 사각지대' 분석·대안 필요
문찬석 = 금년에 내일신문에서 기획특집기사 많이 게재해주어서 잘 봤다는 말씀 드린다. 인구구조가 바뀌면서 국가적 사회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개혁과제들, 산업 교육 등등에 대해 기사를 쓰고 소개해 준 데 대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하고 싶다.
12월 4일자 내일시론(민생개혁, 의대정원부터 해결해야)을 보면 의사 정원 확대를 찬성하는 국민여론이 높고 의사협회가 이를 반대하는 것은 딱히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간혹 지방에서 일하다 보면 가장 큰 문제가 의료 사각지대가 많다는 것이 느껴진다. 문제는 의사수의 획기적 증가가 필요하지만 정당한 보수와 대가가 보장되지 않으면 우수한 인재가 절대 필요한 쪽으로 가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의료 관련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의료수가 등에서 불합리한 게 많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내일신문에서 기사화해서 들여다보는 기획 기사가 필요해 보인다.
매년 나오는 보도 중의 하나인데 '고위 법관들의 평균재산 국민평균 8.4배' 기사가 있었다. 법관들이 부정한 짓을 했거나 사익을 추구해서 재산이 그만큼 늘었다고 한다면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사실상 기존 제목을 따라가는 식인 것 같다. 대기업 임원이나 이런 분들의 재산이 국민들의 몇십배라든지 그렇게는 보도하지 않는데 왜 공직자들에 대해서만 이렇게 보도하는지 재고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노인·여성이 성장동력 올릴 유일한 노동력
현문학 = 경제 기사 중심으로 평가해 보면 연준발 금리 정책이나 한국의 가장 큰 문제인 부동산 피에프 위기 등 현안을 잘 다루고 있다. 2기 경제팀 출범에 맞춰서 해결과제를 제시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4일자에 중소기업 대출잔액과 연체율 증가하는 문제를 다뤘는데 실제로 현장에서도 큰 문제로 제기돼 있다.
노인빈곤율 문제 꾸준히 다루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제안을 드리면 현재 여성과 노인이 잠재성장율 올릴 수 있는 유일한 노동력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들이 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을 텐데 디지털이나 물류 등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면 일본 연구에 따르면 잠재성장률을 0.7% 올릴 수 있다고 한다. 60세 이상 인력을 잘 활용만 한다면 성장동력을 올릴 수 있는데 왜 안하는지 문제의식을 갖고 내일신문이 다뤄줬으면 좋겠다.
아세안 관련 보도가 많이 게재됐는데 독자들은 실제 산업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가 궁금할 것 같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베트남을 가고, 시진핑 주석도 가는 등 상당한 경쟁이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허술한 편이다. 그런 상황을 현장 르포나 특파원 통해서 지금의 동남아현장,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현장에서 바라보는 기사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정치면 기사 중 '정치란 무엇인가' 시리즈 잘 읽었다. 정치 본질에 대해 진단한 좋은 기사였다.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 다뤄볼 만한 주제
이해성 = 18일자 신문로 '다시 돌아온 비트코인 그리고 가상자산법' 잘 읽었다. 비트코인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지만 현재 비트코인 업계에서 기축통화는 원화다. 비트코인 관련 거래의 40% 이상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그러다 보니 '김치프리미엄' 현상이 일어난다. 한국에서만 이상하게 비트코인이 비싸다는 것이다. 이 현상이 지속되다 보니 이유를 추정하는 여러 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다. 다만 공신력 있는 경제학자나 전문가들의 분석은 아직 없는 것 같다. 내일신문이 여기에 주목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묻는 등 분석해 보면 좋은 기사가 나올 것 같다.
5일자 미국 현장 리포트에서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됐던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의 해임 및 복귀가 다뤄졌다. 이 사태의 이면을 자세히 썼는데 잘 썼더라. AI 관련 언론기사를 보면 진짜 전문가에게 물어보기보다는 사업가들에게 물어보는 식이 더 많아 보인다. 리서치닷컴이라는 데가 있는데 여기서 전세계의 분야별 학자들 랭킹을 찾아볼 수 있다. AI 관련 손꼽히는 전문가들에게 인공지능이 지금 어떤 수준이고,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발전하고 어떤 형태로 갈 건지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고 조망하는 기사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교육과정 개편, 입시 관련 내용만 가득해
이현숙 = '정치란 무엇인가' 시리즈는 현 시점에서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기사라고 본다. 팬덤 정치의 문제, 정당의 다양성에 대해 다룬 점이 의미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제3지대가 쏘아올린 '여성 징병' 기사 눈에 띄었다. 어려운 이슈이지만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군 복무가 젠더 갈등 요인이 되지 않는 방향에서 어떻게 개선해야할지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뜨거운 감자이기도 한 남성만의 징병제를 개선하는 것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다뤄줬으면 한다.
'교육과정 개편 첫 세대! 고등학교 제대로 준비하기' 기사는 교육과정을 설명하면서 청소년의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살펴보는 취지보다는 입시 관련 내용만 있어서 아쉬웠다.
학교폭력 증가에 학교전담경찰관 증원 관련해 단신으로 다루지 않고 비중있게 다룬 점은 좋았다. 다만 시행되었을 때 예상되는 문제는 없는지도 함께 다뤘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학생간 사안은 회복적 사법으로 접근하거나, 범죄 행위는 범죄 행위로 다루는 것이 필요한데 교육부에서 발표한 대책이 이 목적에 부합하는지, 계속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학교의 사법기관화'를 더 부추길 우려는 없는지, 경찰이나 변호사 등이 회복적 사법 관점에서 아동 친화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지, 심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이유로 시시비비를 가리고 징계하는 것에 치우칠 우려는 없는지, 이런 우려를 줄이기 위한 방안은 있는지 등 다뤄야할 내용 등 전문가나 교사, 학부모 등의 의견도 함께 실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12월 독자권익위원회
위원장 정세용(전 내일신문 주필)
위 원
문찬석(법률사무소 선능 대표변호사)
이해성(내일이비즈 부사장·CTO)
이현숙(탁틴내일 상임대표·서면의견)
임성진(전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현문학(한국생애설계협회 홍보이사)
내부 참가자
이선우 편집국장
김기수 정책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