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2024년 북한 사회 핵심 키워드는 '주민동원'

2024-01-02 11:33:39 게재
조영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별영향평가센터장

그동안 북한은 매년 1월 1일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를 통해 새해를 전망해왔다. 그런데 몇해 전부터 북한은 연말에 며칠에 걸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해 당해 년을 평가하고 새해 전망을 논의했다. 이번에도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 동안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를 개최했고, 2023년 평가와 2024년도의 방향을 예년에 비해 하루 이른 12월 31일 발표했다.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는 2023년을 정치 경제 사회 분야에 모두 성과를 거둔 해로 평가했다. 정치사상적 위력이 비상히 강화됐고, 방역·제재·재해의 3중고와 식량난에서도 농업 건설 등에서 성과를 이루었다고 했다. 사회 분야에서도 교육·보건·체육 등의 분야에서 혁신 및 물질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성과 중심의 평가를 바탕으로 2024년도 국방력을 가속화하고 기간공업 농수산업 경공업 건설 분야의 과업을 강조했다. 또한 교육 보건 체육에서도 성과를 지속·확대해갈 것을 주문했다. 대남·대외 차원에서는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국가로 정리했고, 국방력 발전의 세부과업을 구체적으로 언급함으로써 핵위기 대응을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전쟁'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현실적인 실체로 다가오고 있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대남 및 대미 관계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하에 이에 대한 '대응'적 차원에서 국방력 발전을 도모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및 미래의 한반도 상황에 비추어 군사 분야와 대남·대미관계를 중심으로 한 평가와 전망이 상당 부분을 차지해 군사적 위기감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2024년도 군사적 위기감 높다는 것 확인

2023년의 성과가 가능했던 것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인민과 청년의 사상정신상태에서 커다란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고 혁명적 열의와 투쟁 기세가 앙양되었기 때문이고 전 사회적으로 사상정신면에서 커다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애국민헌납과 함선헌납과 같이 '사회주의애국운동, 혁명적 대중운동'이 활발해졌다고 했다. 결국 주민들의 헌신과 대중운동의 성과가 정치 경제 사회 전 영역에서 성과를 내는 동인이 되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북한에서 각 영역의 발전을 위한 현대화 과학기술화를 강조하지만 여전히 사람의 힘, 다시 말해 주민의 헌신과 동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성장과 성과를 내올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언급은 주민의 수고로움에 대한 치하 그 자체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도 그러한 노력과 충성을 다할 것에 대한 요구이기도 하다.

2024년 계획을 살펴보면 경제분야에서도 민생에 대한 관심을 지속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농업생산력 제고의 강조와 함께 평양·농촌살림집 건설, 소비품질 제고, 재해관리 등 민생 분야의 현안을 다루었다. 이는 2023년 평가에서 경제 사회 분야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했지만 그 성과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전년도 대비 생산량과 생산액이 증가하기는 했지만 필요한 만큼의 생산이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서는 평가가 명확하지 않다.

이는 실질적으로 북한 당국이 정책적으로 관심을 두는 부분이기 때문에 강조한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국방력 발전을 위해 주민 동원을 지속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제사회 분야의 성과를 강조하고 민생에 대한 관심을 더 드러낼 필요도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위기'와 '애국' 강조해 주민동원 확대할 것

게다가 2024년은 2021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4년차가 되는 해로 실질적 성과를 내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경제사회 분야에서 강조하는 건설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서는 주민 동원이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2024년에도 당면한 군사적 긴장과 위기상황은 튼튼한 영도체계와 당에 대한 인민의 신뢰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민들의 '위기'와 '애국'을 매개로 한 동원을 더욱 확대·강화하고 이를 통해 성과를 내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동원을 통한 양적 성과는 가능할지 몰라도 주민들의 진정어린 '애국'이 가능할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