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으로 본 윤석열정권 위기 | ③ 핵심지지층 지지도
식어버린 '팬심' … TK·노령층·보수층 지지도 '시들'
윤 대통령, 대선 때 TK서 70%대 득표 … 2년 뒤 51% 지지 그쳐
박근혜, 대선부터 탄핵 전까지 보수 핵심지지층서 압도적 지지
"정서적 유대감 약해" "김 여사 리스크, 경제지표 악화도 영향"
보수 핵심지지층으로는 대구·경북(TK)과 60대 이상 노령층, 보수성향층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들은 대선과 총선 등 전국 선거 때마다 보수정당에 표를 몰아줬다. 2012년 대선에 출마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TK에서 무려 80%대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승리를 굳힐 정도였다. TK와 노령층, 보수층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 당하기 전까지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대하는 TK와 노령층, 보수층의 기류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지지세가 눈에 띄게 떨어진다. 윤 대통령의 국정동력도 덩달아 약해진다는 진단이다.
◆"70∼80% 지지 일반적" = 윤 대통령도 2022년 대선에서는 TK와 노령층에서 비교적 선전했다. TK에서 70%대 득표율을 기록했고, 70대 이상에서는 70%에 육박하는 고득점을 기록했다. 박 전 대통령에는 못 미치지만, 정치신인인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보수 핵심지지층이 전폭적 지지를 보내준 것으로 해석할만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보수 핵심지지층의 결집도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흐름이다. 윤 대통령의 지난해 12월 국정지지도(한국갤럽,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TK 51%, 60대 48%, 70대 이상 60%, 보수층 59%에 그쳤다. 보수 핵심지지층의 지지가 40∼60%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이는 박 전 대통령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박 전 대통령의 임기 2년차 3분기말인 2014년 9월 지지도를 보면 TK 62%, 60대 이상 77%, 새누리당 지지층 80%를 기록했다. 보수 핵심지지층에서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고 있었던 것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역대 대통령을 보면 통상 핵심지지층에서 70∼80% 지지도를 기록하는게 일반적"이라며 "(윤 대통령 핵심지지층 지지도가) 낮은 것은 보수진영의 결집도가 약화되어 있다는 상징적 지표"라고 진단했다. 윤 센터장은 "보수층의 결집이 복원될지 여부가 여당의 총선 성적표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사 리스크'에 민감한 보수층 = 보수 핵심지지층의 결집도는 왜 약해진걸까. 윤 대통령의 태생적 한계와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동시에 꼽힌다. 윤 센터장은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TK와 고령층에서 오랜 세월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했지만, 윤 대통령은 보수 핵심지지층과 정서적 유대감이 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치신인인 윤 대통령은 보수 핵심지지층과 정서적 교감을 할 절대적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유대감도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윤 센터장은 "김건희 여사 문제나 윤 대통령의 발언 논란, 인사 논란, 악화된 경제 지표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도 △경제 지표 악화 △김 여사 리스크 등을 원인으로 꼽은 뒤 "무엇보다 (보수층이) 윤 대통령에게서 따뜻한 정치인, 통 큰 정치인, 약자를 껴안는 정치인의 모습을 찾지 못하는 것 같다. 정치는 마음으로 하는 건데 (윤 대통령에게는) 그런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고 덧붙였다.
보수 성향이 강한 TK와 노령층, 보수층에서는 '김 여사 리스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회동 "잘못된 처방" =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의 회동 장면을 잇달아 내놓고, 국민의힘은 보수의 '새로운 미래'로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내세웠다. 보수 핵심지지층의 결집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김 특임교수는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잇단 회동에 대해 "그건 답이 아니다. 진단이 틀리니 처방도 잘못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과 화해를 하지 못해서 보수 핵심지지층이 돌아선 게 아닌데 '엉뚱한 처방'을 내렸다는 지적이다. 윤 센터장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보수층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효과가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보수층 충성도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여당으로선)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