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전망 포인트 | ⑦ 청년들의 선택

중도·무당·정치무관심층 많은 청년세대, '신당 바람' 주도할까

2024-01-11 11:21:27 게재

진보성향 40·50세대, 보수성향 60세 이상 … 청년층이 '캐스팅보터'

신당 지지율 20%대 유지 … 진보·보수 넘는 '통쾌·상쾌 효과' 관건

4.10 총선에서 전통적 세대 대결이 이뤄지면서 2030 청년층이 승패를 결정하는 핵심 세대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진보성향이 강한 40·50대와 보수성향이 강한 60세 이상의 세대 대결이 팽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높은 비호감에 빠져 있는 거대양당에 거부감을 가진 유권자들이 신당 바람에 휩쓸리며 세대 대결 구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만약 신당 바람이 불어온다면 그 진앙지는 청년세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11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해 18세이상 유권자 월평균 3755명, 연 4만5059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스로 보수라고 보는 비율은 30%였고 진보는 26%였다. 중도가 32%였다.(월평균 표본오차 ±1.6%p, 95% 신뢰수준)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의 보수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60대의 경우 보수 비율이 40%였고, 70세 이상은 39%였다. 이는 진보 비율인 21%, 13%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4050세대는 '상대적 진보' 세대다. 40대의 33%, 50대의 31%가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했고 같은 연령대의 보수 비율은 23%, 28%였다.

2030세대에는 중도가 가장 많았다. 20대(18~29세)의 경우 진보 대 보수가 25% 대 26%였고 30대의 경우 27%로 같았다. 중도는 각각 36%, 38%였다.


◆인구비중, 4050세대↓ 60세 이상↑ = 빠른 고령화로 60세 이상 인구가 급증하면서 증가 속도가 느린 4050세대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4050세대가 전체 만 18세 이상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7.4%로 21대 총선이 치러졌던 4년 전(38.7%)에 비해 1.3%p 줄었다. 60세 이상은 27.3%에서 31.4%로 4.1%p 뛰었다. 60대가 14.7%에서 17.2%로 2.5%p 상승했고 70세 이상은 12.7%에서 14.2%로 1.5%p 증가했다.

2020년에 치른 21대 총선 투표자의 연령별 비율을 따져보면 60세 이상은 31.5%, 4050세대는 38.9%로 인구 비율보다 각각 11.6%p, 2.3%p 높았다. 고령층의 투표참여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4050세대와 60세이상 주도의 진보와 보수성향 투표율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세대가 케스팅보터가 되는 셈이다. 이들은 중도 성향 비율이 높고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사이버선거범죄 근절 퍼포먼스 하는 경기도선관위 |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91일 앞둔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사이버선거범죄 근절 홍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9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평시 정치에 대한 관심도'에 대한 물음에 20대는 54%(별로 관심없음 32%+전혀 관심없음 22%), 30대는 38%(26%+12%)가 관심 없다고 답했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20대는 48%, 30대는 36%였다.

◆신당, 청년층 자극하나 = 무당층, 정치무관심층이 많은 2030 청년세대가 이준석 전 대표 등이 주도하는 신당에 쏠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재대결전으로 펼쳐지는 4.10 총선에 대해 반감이 적지 않은 가운데 중도층과 무당층 중심으로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층의 경우엔 평소에 관심을 두지 않다가 선거 시즌에 접어들면서 자신들과 관련이 깊은 정책이나 변화, 제안 등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경향성을 띄고 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년들은 정치에 별관심이 없고 편향적이지도 않다"면서 "하지만 선거 때가 되면 자신과 밀접하거나 연관성 있는 아이템이나 대안, 정책 등에 관심을 보이면서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세대투표에 관심을 두고 분석해온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거대양당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이 신당창당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고 아직 본격적으로 출발하지도 않았는데 이준석신당과 이낙연신당에 대한 지지도가 많게는 20%대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세대투표가 다소 약해지면서 청년세대를 시작으로 신당 지지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신당바람이 청년세대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길리서치가 지난 6~8일까지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한 '이준석과 이낙연 중심으로 각각 신당이 만들어진다면 다음 중 어느 당을 지지하시겠느냐'는 설문에서 이준석신당과 이낙연신당 지지율이 20대(만 18~19세 포함)의 경우 각각 17.3%, 7.4%로, 30대는 12.6%, 7.0%로 나왔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 7~8일 엠브레인퍼블릭에서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당 창당시 총선 투표 정당'을 묻는 설문에서도 20대의 경우 이준석신당에 11%, 이낙연신당에 5%의 지지율을 보냈고 30대는 20%, 11%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 교수는 "이준석신당이 진보, 보수 프레임을 넘어 사람들한테 약간의 통쾌함이라든지 상큼함을 줄 수 있는 그 효과를 가지면 어느 정도의 의석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4.10 총선 100일 전, 전망 포인트" 연재기사]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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