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반기 든 여당 의원

2024-01-24 11:01:28 게재

최승재 "대기업 매출 상승은 소상공인 매출 감소"

윤석열정부가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국민 편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대기업 규제를 없애준 것. 이에대해 여당 의원이 반기를 들고 나섰다. 규제 해제로 대기업은 매출이 늘겠지만, 소상공인은 그만큼 피해를 입을 것이란 주장이다.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 휴업 없앤다 | 정부는 22일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대형마트에 적용하는 공휴일 의무 휴업 규제를 폐지하고, 영업제한시간의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국무조정실은 지난 22일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대형마트의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를 없앤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기업 계열의 대형마트는 한 달에 일요일 두차례 문을 닫아왔다. 대형마트 주변 전통시장·소상공인과 공생한다는 취지였다. 정부는 국민의 주말 장보기에 불편함을 없앤다는 명분을 앞세워 규제를 없애기로 했다.

정부 방침에 여당 의원이 반기를 들고 나서 눈길을 끈다. 소상공인 출신인 최승재 의원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가뜩이나 위축된 소상공인 경기와 얼어붙은 700만 소상공인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성급한 결정"이라며 규제 폐지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최 의원은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제도는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우리 사회의 치열한 논의의 산물이자 소상공인 운동의 빛나는 산물"이라며 "이 사안은 이미 2013년과 2015년, 각각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에서도 소상공인들의 손을 들어준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이번 규제 폐지로 대형마트들이 연간 7000억~1조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발생한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대기업에게 연간 최대 1조원의 매출 상승은 결국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1조원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절망의 한복판에서 그야말로 폭동 직전"이라며 "민생을 외면한 정치, 현장을 모르는 정치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소상공인 출신인 최 의원은 소상공인연합회장을 거쳐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최 의원은 2021년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무렵 소상공인에 대한 제대로 된 손실보상 입법을 요구하며 국회 천막농성과 단식을 감행하기도 했다. 4.10 총선에서는 서울 마포갑 출마를 선언하고 공천 경쟁 중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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