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족 몰렸던 '친박' 4.10 총선서 부활할까
최경환 오늘 경산 출마선언
'진박' 유영하, 달서갑 나와
2017년 박근혜 탄핵으로 사실상 폐족으로 몰렸던 친박 일부 인사가 4.10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 함께 정치권에서 밀려났던 친박이 '정치적 사면'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친박 좌장으로 불렸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29일 경북 경산서 출마선언을 한다. 최 전 부총리는 경산에서 4선을 지냈다. 현역은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다. 윤 의원도 박근혜 청와대에서 홍보수석을 지낸 친박이다. 친박 간 대결이 된 셈이다. 경산에는 '찐윤'으로 꼽히는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출마해 구도가 복잡하다. 최 전 부총리는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본인은 명예회복을 한다는 차원에서 5선 도전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친박 좌장의 재기 여부가 친박 부활의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3선 출신 김재원 전 의원은 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에 나선다. 현역은 김희국 의원이지만, 선거구 조정에 따라 경쟁자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박근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내며 '박근혜의 입'으로 불렸던 3선 출신 이정현 전 의원은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출마한다. 이 전 의원은 보수정당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호남에서만 두 번 당선되는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의 유일하게 박 전 대통령 곁을 지키면서 '진박(진짜 친박)'으로 불린 유영하 변호사가 대구 달서갑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유 변호사는 2022년 대구시장과 대구 수성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친박인사들의 총선 도전이 잇따르자 '박심'의 영향력이 주목을 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친박의 출마와 관련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 과거에 정치를 했던 분이 다시 정치를 시작하는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제가 언급할 일이 못 된다 … 저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친박의 총선 출마와 자신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얘기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은 출마하는 친박 인사를 직간접적으로 돕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유 변호사는 예외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유 변호사는 2017년 탄핵 이후 거의 유일하게 박 전 대통령 곁을 지킨 인사로 꼽힌다. 박 전 대통령은 내달 5일 대구에서 자신의 회고록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이 기념회가 유 변호사에 대한 간접 지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뒤 박 전 대통령과 세차례나 만나면서 우호적 관계를 맺어왔다. 보수결집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의 유일한 측근으로 꼽히는 유 변호사의 공천 문제를 어떻게 풀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