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현역교체율 ‘역대 최저수준’ 가능성…표심 영향은
현역 컷오프 10명도 안돼…“교체율 20~30% 머물듯”
21대 총선 45%, 19대 총선 47% 비해 낮을 것으로 예상
“변화 바라는 표심에 부정적” “텃밭 승패엔 영향 없어”
국민의힘의 4.10 총선 공천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현역의원 교체율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역대총선에 비해 현역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는 비율이 낮을 것이란 얘기다. 현역의원 교체율이 낮은 결과는, 자칫 현역의원에 비판적인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국민의힘 현역의원 다수가 텃밭인 영남권·강원권 출신이라 승패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란 반박도 나온다.
◆현역의원에게 유리한 경선 = 22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역의원 113명 중 40명에 대해 단수·우선공천을 줬다. 37명에게는 경선 기회를 제공했다. 77명의 운명이 이미 결정된 것이다. 공천이 확정되지 않은 나머지 36명 가운데 11명은 애당초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교체가 유력하다. 2명(서정숙·최영희)은 이미 컷오프됐다. 공관위는 21일 평가 하위 10%(7명)에게 결과를 통보했다. 다만 10% 해당자 중 일부는 당 요청으로 지역구를 옮겼기 때문에 컷오프에 포함되지 않는다. 컷오프 인원이 7명보다 적다는 얘기다. 장제원·김희국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결국 22일 현재 교체가 확정됐거나 확실시되는 현역의원은 20명 안팎에 머문다. 경선에서 패해 공천 탈락하는 현역의원이 추가될 수 있지만, 당내에서는 “소수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선이 집중된 영남권·강원권의 경우 ‘당원 50%+국민 50%’ 비율로 경선을 치르기 때문에 수 년 동안 지역구 관리를 해온 현역의원이 “절대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현역의원 교체율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 “(현역의원은) 하위 30%,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감산점 부분이 남아 있어 경선 최종결과까지 봐달라”고 말했다. 경선에서 탈락하는 현역의원이 적잖을 것이란 설명이다.
장 사무총장의 반론에도 불구하고 여권내에서는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의 현역의원 교체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선에서 탈락하는 현역의원이 소수에 그칠 경우 현역의원 교체율은 20~30%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8년 18대 총선 당시 38%의 현역의원 교체율을 기록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는 47%, 2016년 20대 총선에는 24%, 2020년 21대 총선에는 45%의 현역의원에게 공천을 주지 않았다.
◆‘현역 아닌 후보에 투표’ 49% = 국민의힘의 현역의원 교체율이 낮아지면 민심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당내에서는 현역의원 교체율이 낮으면 유권자들에게 교체를 통한 신선함과 감동을 줄 수 없다는 분석에 공감한다. 여권 관계자는 21일 “현역의원 대부분이 다시 공천을 받는다는 건 새로운 얼굴이 부족하다는 건데 변화를 바라는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일경제·MBN이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한 조사(5~6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현역의원에게 투표할 것이냐’고 묻자 ‘현역이 아닌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49%로 ‘현역에 투표하겠다’(33%)를 앞질렀다. 현역의원보다 새 얼굴을 바라는 표심이 확인된 대목이다.
반면 실제 총선 결과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대부분은 텃밭인 영남권과 강원권 출신이다. 지역구 의원 90명 가운데 영남권과 강원권 출신이 62명이다. 2/3를 넘는 것이다. 이들이 다시 공천을 받는다고해도 본선에서 낙선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현역의원 교체율이 낮다고해도 여당 총선 성적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