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선물 '신춘음악회' 10분만에 매진
송파구 “문화예술 흐르는 도시” 목표
공연·전시공간 확대, 일상 향유기회↑
“이모가 졸업선물로 초대한다고 했어요.” “아이들이 이제 공연장 들어갈 수 있는 나이가 됐거든요. 처음 접하는 클래식 공연이에요.”
지난 21일 저녁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콘서트홀. 오금동 주민 안애란(39)씨가 9살 아들과 6살 조카 둘까지 아이들 셋을 동반하고 방문했다. 그는 “구성이 다양한데 익숙한 음악이 포함돼 있고 곡의 길이가 길지 않아 아이들이 집중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아 선택했다”며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가 주민들을 위해 준비한 새해 첫 문화선물 ‘2024 신춘음악회’다.
28일 송파구에 따르면 구는 주민 누구나 수준 높은 문화공연을 일상에서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송파문화재단과 함께 기획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민선 8기 들어 조직개편을 통해 문화예술과를 신설하고 기존 한성백제문화제에 더해 ‘석촌호수의 가을과 겨울, 그리고 루미나리에’ 등 볼거리·즐길거리를 보다 풍성하게 했고 다양한 문화예술공연까지 선보이는 중이다.
주민들은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총 10회에 걸쳐 무료 공연을 즐겼다. 연극 ‘부장들’을 비롯해 오페라 ‘카르멘’, 가야금과 판소리가 어우러진 퓨전 국악, 뮤지컬과 발레 약식 공연(갈라콘서트) 등이다. 주민 5747명이 관람했고 94%가 ‘매우 만족한다’는 평을 내놨다.
올해는 지난달 신년인사회에서 작은 공연을 선보인 데 이어 이달 음악회로 기획공연 막을 열었다. 특히 재일교포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양방언씨를 초청해 동서양 악기가 어우러진 특별공연에 관객들 호응이 컸다. 양씨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과 앞선 소치동계올림픽 폐막식 음악감독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송파구립교향악단도 이날 바이올린 소프라노 테너 등과 합을 맞춰 봄에 걸맞은 음악을 들려줬다.
전체 2000석 가운데 초대석을 제외한 1500석 예약을 받았는데 10분만에 매진될 정도로 주민들 호응이 컸다. 구 관계자는 “예약만 하고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을까 대응방안까지 논의했는데 우려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이순덕(57·송파2동)씨는 “양방언 공연이 너무 기대돼 잠도 못 잤다”며 “구립교향악단은 익숙한 음악을 많이 들려줘 흥이 난다”고 말했다.
신춘음악회에 이어 5월과 8월 12월까지 알찬 공연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구는 동시에 문화예술 관련 시설을 확대 중이다. 기존 서울놀이마당에 ‘문화실험공간 호수’ ‘석촌호수 아뜰리에’ 등 주변 기반시설에 더해 지난해 풍납동에 청년 예술인 작업·전시 공간인 청년아티스트센터를 선보였고 문화예술지원센터 생활문화지원센터 등도 활성화 돼 있다.
문화예술은 주민들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2월 연극을 처음 접한 주민들 호평에 구는 주민참여형 구립극단 창단으로 화답했다. 고교생부터 교사 주부 회사원 등 다양한 경력을 보유한 단원 24명은 매주 두차례씩 4개월에 걸친 연습을 토대로 연말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내년 상반기에는 구민회관 대수선까지 마무리해 보다 풍성한 공연을 선보이며 주민 삶 속에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도시를 완성해 가겠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