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주주 환원 확대에는 소극적
K-ICS 도입 얼마 안돼
금리 환경 변화에 따른
자본건전성 불확실성 여전
지난달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보험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나타났다. 보험업종이 대표적인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으로 꼽혀온 만큼 정책 도입을 앞두고 주가가 빠르게 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책 추진에도 주주 환원 확대와 관련해 보험사들은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SK증권 리서치센터가 2월 29일 낸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저 PBR 종목에 대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관련해 보험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며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면서 “다만 보험사들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구체적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이를 반영해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제시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리포트는 보험사들이 은행 등과 달리 상대적으로 주주 환원 확대에 있어 다소 보수적 자세를 보이는 주요 이유로 자본 건전성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은행의 경우 2013년부터 자본건전성과 관련된 새로운 기준인 바젤3 규제가 순차적으로 도입돼 상대적으로 자본 관련 우려가 크지 않지만 보험사는 새로운 지급여력기준인 K-ICS가 2023년 처음 도입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리포트는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되는 할인율 조정과 금리 환경 변동성 등을 고려할 때 현재 K-ICS 비율에 여력이 있더라도 한동안은 보수적인 자본 관리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금리 환경이 전반적으로 하락세가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할인율 조정 등에 따른 영향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융사에 있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점을 고려할 때 K-ICS 등 보험 부채 및 자본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보험사가 단기간 내 현재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주주 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손해보험 업종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리포트는 장기보험은 대체로 △이전 분기 대비 위축된 신계약 △실손보험 관련 가정 조정으로 인한 대규모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감소 및 손실계약비용 인식 △예실차 손익 악화 등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반 보험과 자동차보험도 계절적인 영향으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생명보험 업종은 지난해 4분기 보험 손익 측면에서 △이전보다 위축된 신계약 △연금/저축보험 관련 가정 조정으로 인한 CSM 감소/손실계약비용 △예실차 손익 악화 등이 나타났다. 투자손익의 경우에는 3분기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이 대부분 4분기에 평가익으로 전환되며 당기순이익은 견조했으나 자본 내 기타포괄손익(OCI)의 변동이 높게 나타나고 있어 자본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