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심판·견제” “국회의원 교체” 맞서
후보 인지도에선 민주당 우세
여당 지지층 “결국 결집할 것”
관심 공약은 소각장 추가건설
서울 마포을
“지난 대선때는 윤석열 대통령을 찍었는데 최근 의료파업이나 사회적 흐름을 보니 경험 많은 현역 의원이 당선돼야 잘 대응할 것 같아요.” “바꾸고 싶어요. 지금은 여당 후보 인지도가 낮다고 하지만 마지막에는 바뀌겠죠.”
서울 마포구을은 여야 모두 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한다. 특히 마포구청을 중심으로 한 성산1·2동은 성미산 마을공동체를 비롯해 각종 시민사회단체가 둥지를 틀고 있고 저층 단독주택에 사는 토박이들이 많아 제3정당을 포함한 야권 지지세가 강하다.
반면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일대는 새롭게 들어서는 아파트단지들이 많아 여당이 강세지역으로 꼽는 곳이다. 미디어 관련 업체가 집적한 상암동도 토박이보다는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여당 지지세가 높다. 대선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9개 동 가운데 서강동과 상암동에서만 야당 후보를 제쳤다.
후보 인지도는 야당 우세다. 정청래 후보는 17대 총선부터 지역구를 꾸준히 다져온 데다 3선 현역이다. 선거에 별 관심이 없다는 30대 상암동 주민은 “현역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60대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힌 한 상암동 주민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그대로 출마했으면 지금쯤은 다 따라잡았을 것”이라며 “괜히 김경율 같은 사람을 내놨다가 운동권만 아는 후보로 또 바꿨다”고 말했다.
정청래 후보측도 마포을이 ‘격전지’로 분류되는 것을 불편해하는 모습이다. 다른 지역에서 살다가 갑자기 온 상대 후보와 지지세를 비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반면 함운경 후보측 관계자는 “충남 금산 출신 정 의원과 달리 함 후보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역인 전북 군산 출신이라 50~80대 주민들이 고향 이야기를 하면서 금세 친해진다”며 “기적같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10일 내일신문과 만난 함 후보도 “만나는 주민들마다 이번에는 꼭 바꿔야 한다고 하신다”며 “이번에야말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 정당이 확실한 주민들은 각각 정권 심판과 견제, 국회의원 교체를 투표 이유로 내세웠다. 합정동에서 만난 60·70대 자영업자들은 “정부 잘못을 꼭 심판해야 한다”며 “명품가방 문제도 그렇게 덮을 일이냐”고 입을 모았다. 성산동에서 음식점을 하는 70대 부부는 “(여당) 후보가 누구든 이번에는 국회의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도층이라고 밝힌 주민들은 공약 특히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소각장 추가건설 문제를 주로 언급했다. 30년 가까이 을지역에 거주한다는 50대 주부는 “투표 안하던 사람도 소각장 때문에 표를 행사할 것”이라며 “집 가진 사람은 다 같은 생각”이라고 단언했다. 홍익대 근처에 거주하는 30대 여성도 “지금 서민과 자영업자가 너무 힘들다”며 “소각장 문제와 함께 지역경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공약을 내건 후보를 택하겠다”고 말했다. 한 40대 남성은 “소각장 문제를 두고 서로 탓을 하는 데 분명 서울시와 마포구 책임”이라고 단언했다.
정청래 후보는 언론 접촉을 최소화하고 동네한바퀴, 출퇴근 인사 등을 하며 주민들과 부지런히 접촉하고 있다. 함운경 후보는 운동권 정치 청산과 함께 횟집을 운영한 ‘생선장수’라는 친근함을 동시에 내세우며 선거운동 중이다.
김진명 김형선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