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과 한국 콘텐츠 교류 회복할 시점

2024-03-20 13:00:01 게재

전세계 오버더톱서비스(OTT)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중국도 팬데믹을 겪으면서 인터넷 동영상 이용자수는 급증했고, 2022년 10억명을 넘었다. 특히 인터넷 동영상 중 OTT의 비중은 35%가 넘을 정도로 사용 빈도가 높다.

2004년부터 시작된 중국 OTT 플랫폼은 치열한 경쟁과 진화를 거듭하면서 롱폼 콘텐츠 간 경쟁과 더불어 숏폼 콘텐츠 간의 경쟁구도로 양분되면서 롱폼과 숏폼 플랫폼 경쟁까지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중국 콘텐츠산업 디지털화 본격 추진

중국정부도 콘텐츠산업의 디지털화를 본격적으로 추진중이다. 콘텐츠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는 롱폼 콘텐츠 기업들은 끊임없이 숏폼 콘텐츠의 저작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2021년에는 53개 제작사와 아이치이 텐센트비디오 유쿠 망고TV 미구비디오, 그리고 15개 영상산업협회가 ‘영상콘텐츠 저작권 보호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정부도 같은 해 12월, ‘인터넷 숏폼 동영상 내용심사 표준 세칙 2021’을 발표해 저작권 보호에 힘쓰고 있다. 이 세칙에는 “인터넷 숏폼 동영상은 저작권을 양도받지 않은 영화, 드라마, 온라인 영상물 등을 포함한 다양한 시청프로그램과 클립에 대해 임의로 편집 혹은 수정해선 안된다”라고 적시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강력한 저작권 보호 정책에 발맞추어서 숏폼 콘텐츠의 선두를 달리는 틱톡은 텐센트비디오와 콘텐츠 저작권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숏폼 콘텐츠 연계 홍보와 숏폼의 2차적 창작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틱톡으로 대표되는 숏폼 콘텐츠 시장은 2017년 설립 이후 급성장했고, 회원수는 16억명이 넘었다. 2022년에는 틱톡(글로벌판)과 더우인(抖音, 중국판)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가 회사 이름을 더우인으로 변경했다. 이는 중국 당국의 빅테크 규제 기조에 맞춰 홍콩 상장을 위한 조치였다. 틱톡의 더우인과 경쟁 중인 콰이쇼우(快手)는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6조원대 자금을 확보한 후 2021년 홍콩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중국의 5대 인터넷 기업은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퇀 핀둬둬 콰이쇼우다. 숏폼 콘텐츠에서 더우인과 콰이쇼우가 경쟁하지만, 전체 규모에서는 인터넷 기업의 순위는 완강하다. 징둥 바이두 샤오미 왕이도 쟁쟁하지만 5위 권 안에는 들지 못한다.

한·중 상호협력과 투자 필요

2023년에서 2024년으로 넘어오면서 경쟁 중심의 출혈성 경쟁에서 효율을 중시하는 냉철한 성장(Calm Growth)으로 전반적인 기조가 바뀌고 있다. 냉철한 성장은 아이치이 CEO 궁위가 처음 언급했다. 실제로 적자였던 아이치이는 2023년으로 넘어오면서 흑자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아이치이는 콘텐츠의 분량과 출혈성 투자가 아닌 콘텐츠의 퀄리티를 S급, S+급으로 높여 효율을 증대시켰다.

또한 타깃을 국내가 아닌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해외 유저들의 중국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서 주요 OTT 플랫폼의 해외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은 넷플릭스의 의존도가 높고 드라마가 중심이지만 중국은 예능의 비중과 인기가 높다. 성공한 예능은 시즌제로 계속 제작이 가능하고 포맷 판매와 스핀오프 콘텐츠로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국은 시장을 확대하고 다양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협력 모델을 찾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콘텐츠 교류가 왕성한 전략적 협력 국가다.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상호협력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웨이췬 중국 지닝대 미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