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4년을 스포츠관광 활성화 원년으로
지난 3월 초 한국관광공사 초청으로 베트남 e스포츠 관계자와 여행사가 한국을 찾았다. 이들의 방한 목적은 인구 1억명 중 약 4000만명 이상이 게임을 즐기는 베트남인을 대상으로 방한 e스포츠 관광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한국에서 롤파크(e스포츠경기장)투어와 선진화된 게임단 연수시설을 견학하고 한국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갖는 등 한국 e스포츠를 생생하게 경험하고 돌아갔다.
관광은 대표적인 융복합 산업으로 그동안 의료 컨벤션 크루즈 등 다양한 이종산업 간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에서 스포츠를 관람하거나 체험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스포츠관광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엔 게임산업인 e스포츠 부문도 포함돼 있음은 물론이다. 세계관광기구(UN Tourism)에 따르면 스포츠관광은 세계 관광 지출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고, 2030년까지 17.5%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문체부와 공사는 2024년을 스포츠관광 활성화의 원년으로 삼았다. 12일 공사는 국민체육진흥공단 태권도진흥재단 한국e스포츠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스포츠관광 활성화를 위해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 또한 지난 15일에는 공사에 스포츠관광 전담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스포츠가 한국관광의 다변화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키워드가 되는 상황에서 우리 공사는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세계 MZ세대 유치할 e스포츠 주목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e스포츠다. 작년 한국에서 개최된 롤드컵(LoL 월드챔피언십) 결승전 시청자수가 전 세계 약 1억명에 달했다. 이는 새로운 한류 콘텐츠인 e스포츠를 활용해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전세계 MZ세대를 유치할 수 있는 최상의 콘텐츠다. 현재 공사는 베트남 중국 등 e스포츠 고관심 국가를 대상으로 한국 e스포츠 경기 관람, 유명 e스포츠 선수 팬미팅 참가 그리고 한국 피시방 문화 등을 활용한 e스포츠 특화 관광상품을 개발 중이다.
또한 작년 한해 외국인 1만6400명이 방문한 무주 태권도원을 전세계 태권도 수련생과 관심층이 반드시 찾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초점을 두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인근 덕유산 트레킹이나 스키를 결합한 매력적인 관광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무안공항과 군산항 등을 통해 입국하는 동남아, 중국 태권도 단체 유치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자전거도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 자전거 매력에 한국의 계절적 장점이 더해졌을 때 외국인에게 한국관광을 알리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공사는 지난 3월 싱가포르 자전거 동호회 39명을 제주로 유치했고, 5월 강원 인제에서 열리는 설악 그란폰도 자전거 대회에도 해외 100여 명의 참가자 유치에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AFC 챔피언스리그, 경주 벚꽃마라톤대회, 울주트레일러닝대회 등 스포츠 이벤트도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좋은 소재다. 일례로 공사는 4월 경주 벚꽃마라톤대회에 중국 일본 등 아시아 7개 도시에서 300여명을 유치했다. 또한, 전국 스포츠 시설을 활용해 지자체와 함께 전지훈련이나 교류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생활체육 단체 유치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유치 일조
시작이 반이라 했다. 스포츠관광이 올해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유치에 일조하고, 더 나아가 한국이 스포츠관광 목적지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이학주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