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요동친다” 샤이보수에 희망 거는 여당
“경합지 늘어나는 중” 소극적 지지층 기 살리기
‘야권 200석’ 공포감 고조시키며 중도층도 자극
총선 본투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응답을 하지 않는 지지층 ‘샤이 보수’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야권이 200석 이상을 가져갈 경우 나라가 망한다는 식의 주장을 펴며 연일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이유도 어떻게든 소극적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9일 국민의힘의 내부 분석 상 경합지는 총 60여곳이다. 전날 홍석준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 부실장은 판세 브리핑에서 “한강벨트와 민주당 강세지역이던 도봉 강동 양천 서대문 등에서 국민의힘 지지세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최소 60석 이상이 경합지”라고 밝혔다. 홍 부실장은 수도권 외에도 부산경남의 낙동강벨트, 충청권 등의 판세에 대해서도 “지지도 결집이 세게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판세 열세 지역이 경합지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해볼 만하다’고 점을 강조하는 이유는 지지층들이 지레 포기하고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선거라는 것이 지지층의 기세 싸움 성격도 있는 만큼 지지층의 기를 최대한 살려서 한표라도 더 긁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8일 공개된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지지층 결집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역대 선거를 보면 투표함을 깠을 때 언론은 언제나 대이변이라 보도했다”면서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민심이 요동치는 게 선거의 본질이다.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건 맞다”고 말했다. 일부 경합지에서 지지율 역전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국민의힘은 그러면서도 ‘야권 200석’ 위기감도 동시에 강조한다. 8일 수도권 격전지를 순회하며 유세에 나선 한 위원장이 가장 힘주어 말한 것은 야권 200석의 위험성이다. 한 위원장은 유세에서 “200석이 단지 대통령 한 명을 끌어내리겠다, 이런 얘기 정도에 그치지도 않는다. 사면권을 국회에 부여하는 개헌을 해서 자기 스스로 조국과 이재명이 셀프로 사면해서 집권하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200석’ 위기감을 강조하는 이유는 샤이 보수로 분류되는 느슨한 지지층은 물론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경계하는 중도층의 심리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기대처럼 샤이 보수가 판세를 뒤집는 열쇠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정치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신인규 민심동행 창준위원장은 “보수층에서 샤이 보수를 이야기하면서 투표장에 나올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말하고 있는데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정말 부끄럽기 때문에 안 나와버릴 수도 있다”면서 “부끄러워서 지지 못해주겠다는, 소극적인 차원에서의 심판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8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직전에 나왔던 여론조사를 보면 상대적으로 보수 쪽 후보들이 약간 따라붙는 조사가 있었다”면서 “보수의 재결집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계속 떨어지던 대통령 국정수행평가가 반등을 했다”면서 “사전투표는 끝났지만 남은 기간 동안에 샤이 보수 표심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