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너지 빈국 극복할 수소 산업화에 힘 모아야
지구상 가장 가벼운 원소이자 주기율표 첫번째 자리에 있는 수소는 무색 무미 무취의 기체다. LG경제연구원 리포트에 따르면 수소의 질량당 에너지 밀도는 휘발유의 4배 수준이다. 어디에나 풍부하고, 효율도 좋고, 게다가 무공해이다. 수소가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
탄소중립에 필수불가결한 에너지
수소에너지는 탄소중립 구현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기도 하다. 2016년 발효된 파리협정 이후 전세계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수립해 이행중이다. 탄소중립 구현을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전력 생산 방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풍력 수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환경과 날씨 등의 변수에 취약해 이른바 기저전력이 될 수 없다.
현 상황에서 화력발전을 대신할 기저전력은 수소와 원자력뿐이다. 때문에 수소에너지는 탄소중립의 열쇠다. 하지만 여기에도 역설이 있다. 수소를 만들고 운송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소는 무색의 기체지만 산업적으로 수소는 여러 색깔을 갖고 있다.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그린수소 핑크수소 등으로 나뉘며 생산방식에 따라 달리 불린다.
그레이수소는 화석연료 천연가스에서 생산하는 수소다. 통상 1㎏의 수소 생산에 10㎏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탄소배출을 줄인 것을 말한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만든 수소로 탄소배출이 없는 대신 생산단가가 비싼 게 걸림돌이다. 핑크수소는 원자력 발전 시 발생하는 전기와 증기로 만들어지는 수소다. 때문에 수소에너지를 통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그레이수소에서 블루수소, 그린수소로 옮겨가야 한다. 이른바 청정수소 사업이 핵심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세계 제일의 수소경제 선도국가 도약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생산이나 수입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정 기준 이하인 경우 ‘청정수소’로 인증해 행정적 재정적 혜택을 주는 청정수소 인증제를 올해부터 시행, 수소사회를 앞당기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소산업 발전의 핵심 인프라 역할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은 이에 발맞춰 지난해 말 국내 최초 청정수소 인증시험평가기관으로 지정받아 청정수소 기반 수소 생태계 전환을 위한 인증 시험평가 인프라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3월부터 생산 평가 컨설팅 사업 등 청정수소 인증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KTR은 이에 더해 수소차 폐연료전지 재사용을 위한 연료전지 성능평가 및 신뢰성 검증 인프라 구축 등 수소연료전지 관련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수소 생산과정에서의 청정수소 인증 시험평가에서 다 쓴 수소연료전지의 재사용 검증까지 수소산업의 전 과정에서 시험인증을 통해 수소 선도국가 도약이라는 국가적 목표 달성을 위한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더해 KTR은 유엔 지정 온실가스 타당성 검인증 기관이자 정부 인정 배출권거래제 검증기관이며 국내 1호 탄소발자국 한국인정기구(KOLAS)의 국제 공인 검증기관 지정을 받은 탄소중립 전과정평가(LCA) 수행 전문 기관이다.
수소는 탄소중립을 구현하는 미래 에너이자 우리나라를 에너지 강국으로 만들 새로운 열쇠다. 따라서 관련 기업과 학계 정부 기관 모두 각자 위치에서 수소 산업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KTR도 대한민국 탄소중립과 수소산업 발전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앞장서 수행할 계획이다.
김현철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