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작업중지권 행사 30만건 돌파
80% 이상 충돌·협착·추락 중지권 이후 휴업재해 감소
삼성물산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 작업중지권 행사가 30만건을 넘어섰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1년 3월 근로자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한 이후 국내·외 113개 현장에서 총 30만1355건이 발동했다고 15일 밝혔다.
작업중지권은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에 보장된 권리다.
삼성물산 건설현장에서 하루 평균 270건의 근로자 작업중지권이 행사됐다. 5분마다 한번꼴로 안전에 위협을 느낀 근로자들이 작업중지권을 발동한 것이다.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한 2021년에는 8224건, 2022년에는 4만4455건, 2023년에는 24만8676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위험으로는 근로자의 충돌∙협착(31%) 상황이 가장 많았다. 추락(28%)과 장비 전도(24%)도 작업을 긴급하게 중단하는 사유로 지목됐다. 작업중지의 80% 이상이 충돌과 협착·추락·전도 등 중대재해로 직접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상황에서 발동됐다.
작업중지권은 현장에서 재해 발생을 낮추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이 자체 집계한 휴업재해율(근로자가 1일 이상 휴업하는 재해발생 비율)이 작업중지권 전면보장 첫해인 2021년부터 매년 15% 가까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년 동안 총 2만2648명이 작업중지권을 행사했고, 100건 이상 중복해서 발동한 근로자도 210명에 달했다. 가장 많은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근로자는 597건이다. 작업중지권을 자주 행사한 근로자 강병욱(63)씨는 “불이익이나 다른 근로자의 불만 등을 걱정했지만 근로자 한마디에 현장이 실제로 변화하는 것을 몸소 느끼면서 적극 활용하게 됐다”고 전했다.
작업중지권 행사로 인해 발생하는 공기지연과 인력 추가투입 등 협력업체 비용 증가에 대한 보상 문제도 해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은 총 13개 업체, 391건에 대한 작업중지권 관련 비용을 정산 과정에서 반영했다고 밝혔다.
작업중지권은 근로자 스스로 안전의식을 높이는데 상당한 효과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물산이 현장 근로자 38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근로자 92%가 작업중지권이 안전에 높은 기여를 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작업중지권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작업중지권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로 ‘위험 상황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67%)는 것을 꼽았고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64%), 근로자가 존중받는 분위기 조성(23%)도 뒤를 이었다.
삼성물산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위험 상황에 대해서만 조치를 요구하는 것을 넘어 근로자들이 적극적으로 위험을 예측해 작업중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장비 사용, 고소 작업 등 다양한 위험 상황에 대한 교육과 정보 제공 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